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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프로젝트No.9] 이웃의 축제에 응원을 보냅니다 - 한국예술원 이성래 교학팀장

롤롤롤로 2010. 8. 25. 15:22

KAI 한국예술원은 제4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응원합니다. 트레일러 제작 협조 및 자원봉사자 CHIFFERS 면접과 그들을 위한 휴게실 운영 등, 공식적인 지원 이면에는 함께 즐거운 축제를 만들자는 이웃의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한국예술원 이성래 교학팀장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및 한국예술원 소개 부탁할게요.

예 안녕하세요, 저는 KAI 한국예술원 교학팀장 및 전임교수 이성래입니다. <작품 감상 수업>을 6년 정도 진행했고요. 한국예술원은 학점 인증 학교로 교수 및 실무를 동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전엔 영화과 학생이었고요. 현장 경험은 없지만 학생일 때 만든 작품이 초청되기도 했고요……, 미완성 인간입니다(笑).

한국예술원은 15년 정도의 역사가 있고요. 1995년 ‘네오영화아카데미’라는 최초의 사립 영화학교로 시작을 했습니다. 2001년에 ‘한국영화교육원’으로 학사학위 수여 고등교육기관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고 영화 전문 교육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 2010년에 종합적 예술 학교로 키워보려는 청사진을 갖고 뮤지컬학과를 런칭할 계획이고요.

개별대학의 영화학과와는 차별되는 한국예술원의 강점이라면 역시 전문성이지요. 한국 예술원이란 공식적인 이름과 더불어 “영화뮤지컬 콘서바토리”라는 세컨드네임을 갖고 있어요. 유럽에서 클래식 음악을 실기 위주로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죠. 영화를 배우러 온 사람은 영화를 무조건 많이 찍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다른 대학이 1, 2학년 때 이론을 쌓고 3학년 때 쯤 카메라 쥐어주는 것과 달리, 1학년부터 카메라를 쥐어주는 보다 실무적인, 실기 위주의 영화 학교입니다.

충무로국제영화제와 한국예술원의 연계 사업은 올해 4회가 처음이신가요?




네 처음입니다. 캠퍼스가 방이동, 명동, 홍대에 있다가 충무로 캠퍼스로 대대적으로 확장 이전한 것이 지난 1월입니다. 충무로는 한국 영화의 상징적인 거리이고 그전까지 마음은 있었지만 같이 도와드리지는 못했습니다.

모든 행사의 마스터 클래스, 프레스센터와 충무로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CHIFFERS 면접과 교육에 학교 장소를 제공하고 있고요. 트레일러와 같은 경우 스태프 인력 지원을 했고, 도움 또는 지원이라기보다는 저희를 믿어주시는 거겠죠. 

                                                                                         <이성래 교수님>

연계 사업에서 특별히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한국예술원이 얻을 효과라든가?

……효과까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충무로영화제 자체가 상징적인 영화제라고 생각해요. 초반이긴 하지만 계속 갈 영화제라고 생각하고 이웃으로서 큰 축제가 있는데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보고요. 영화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축제입니다. 효과라고 한다면 기쁨인 거죠, 영화하는 사람들끼리 우리 학교에 와서 같이 참여하고. 굳이 얻는 것이라면 이런 것이 아닐까요? 충무로의 한 식구로서 같이 축제에 참여해서 같이 노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으음, 충무로는 …… 도대체 뭔가요?

하하하, 요새 충무로는 영화의 거리가 아닌 애견의 거리라는 농담이 있죠. 하지만 영화의 전통에 대해서 충무로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무시할 순 없다고 봐요. ‘충무로’는 한국영화, 한국영화계의 대명사지요. 여기서 비롯됐고 그 향기도 여전하고요. 토대로서, 상징으로서 계속될 것이라고 믿어요.

충무로의 전통이라고 한다면 영화의 전통이 곧 영화라는 상징이죠. 미국 상업영화를 헐리웃 영화로 통칭하는 것과 같이요. 지금 여기서 활발히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만들어지는 영화의 정신적인 베이스? 아니면 전통으로서의 가치를 ‘충무로’라는 이름이 갖는다고 생각해요. 역사적인, 사료적인 가치같은 게 있을 거라고 봐요. 충무로영화제를 비롯한 행사를 통해 영화의 거리로서 의미가 다시 확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영화의 거리가 조성될 것이라 마스터플랜을 살짝 귀동냥한 바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멋진 지역적 메리트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관객으로서 각 영화제마다 기억에 남는 섹션이 있다면요?

부산국제영화제는 확실히 신작들이 강세지요. 상업 영화가 아닌 아트하우스 쪽에서도 필름을 빨리 입수해서 보여주는 것 같아요. 큰 해외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작품이나 아시아 영화를 빠르게 소개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부산영화제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아시아 신작전같은 것이 기억에 남아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굉장히 마니악한 영화제라 재미있어요. 하드한 영화제죠(笑). <돌이킬 수 없는> 가스파 노에의 신작을 관람하면서 여기서 못 보면 평생 못 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일탈? 뭔가 그런 이질감을 느끼기도 해요. “금지구역” 섹션을 보면서. 한국사회는 보수적인 곳인데 영화제가 열리는 그곳만큼은 한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작년 충무로영화제에서는 <블레이드 러너> 같은 영화를 텔레비전, 모니터가 아닌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좋았죠. <대부> 마니아, <블레이드 러너> 마니아들이 오래 기다려왔던 영화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스크린에서 그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죠.

마지막으로, 충무로국제영화제에 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영화제 가려면 떠돌아다녀야 하죠. 물론 멀리 가서 영화 보는 향기도 무척 좋지만 근교, 집 근처에서 그것도 대도시 서울에서 큰 영화제가 열리는 것이 좋아요. 고전과 현재가 공존하는 프로그램도 인상적이고요. 작년에 밤새 <대부>를 관람했는데 굉장히, 좋더군요. 이게 충무로 영화제가 할 수 있는 최상의 프로그램이라고까지 생각했어요. 영화과 교수가 아닌 애호가로서 올해 상영작에 기대가 큽니다.

이성래 팀장은 ‘지원’, ‘협조’, ‘효과’와 같이 어감 상 부피가 큰 단어를 한사코 거절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웃의 축제를 응원하는 소박한 마음’이라고 했을 때 그의 단어 사용을 수긍할 수 있었지요. 영화제마다의 섹션을 상기하면서 축제 기간 중에만 빚어지는 그 도시의 이질적인 기운을 다시 느끼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막연히 9월 첫 열흘의 공기를 상상하면서 즐거운 사람이 저 혼자만의 일은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