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영화제를 찾아주셨던 관객 여러분, 그리고 불현듯 인터뷰에 응해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 요즘은 종교를 갖는 게 별로 세련되지 못한 일처럼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만, 세계가 돌아가는 원리에 대한 상상은 각자에게 있을 것입니다. … 그리고 그것은 서로 다를 것이어요. 

3. 진심을 건지는 방법은 대화에!  

4. 그리하여, 저의 마지막 포스팅은 기디긴 대화입니다.
   현재 대학로 극장 가자에서 오픈런 중인 레이 쿠니 원작, 양혁철 연출의 <룸넘버13>에서 주인공 조지로 출연 중인 박준혁 씨와의 醉中 ? 談 입니다.
   가운데 물음표는 이 이야기들이 한담閑談에서 시작해서 농담弄談과 진담眞談 사이를 오가더니 결국은 지껄지껄, 생각나는 대로의 방담放談이 환담歡談으로 끝맺음돼버리는 바람에 무엇이라고 말하기가 힘들어서요.
   2010년 9월 6일 월요일, <반드시 크게 들을 것+GV> 관람을 마치고
명동성당 앞에서 술과 함께 보낸 불경하고 좋은 한 시간, 시시껍절하고 한심한 이야기를 떠들어대다가도 나름대로의 일관성을 (다시) 확인한 밤이었습니다.

* 사진촬영은 9월 7일 롯데시네마에비뉴엘의 프레스 시사실에서 이뤄졌습니다. 
** 굵은 글씨가 박준혁 씨입니다.     

……에 될 거에요 공연 제목이 뭐에요? 내가 하는 공연? <룸넘버13>. 아 그거 꽤 오래 하지 않았나요? 거 오래 했었지. 중간에 학교 선생님도 하고 예술의 전당에서 <벚꽃동산>이라고 아 안톤 체홉? 러시아 연출가 와서 그거 잠깐 하다가 <룸넘버13> 콜 들어와서 그거 하고 이거 맛있다. 괜찮다 그죠 맛있죠, 오디션 보시는 거예요? 응 오디션 보고 들어가지 항상. 모든 작품은 오디션을 보고 들어가지 물론 약간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캐스팅되기도 하는데 대학로 연극들은 다 오디션이야 아 의례적으로 치루는 요식 같은 절차군요 어 뭐든 절차가 필요한 거 같아 그러면요 영화도 오디션을 보고 들어가시는 거겠죠? 오 그럼 영화 오디션도 보신 적 있으세요? 오 그럼 조만간 또. 그것도 같이 연습했었어 <식객2 김치전쟁> 오디션 공지 뜨면 같이 스터디 하듯 같이 연습하고 그러는 거예요? 잘 몰라서 그렇진 않고. 공개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 영화사에서 비밀리에 오디션 보는 것도 있고 영화는 감독이 이미지 캐스팅을 많이 해서 기획사에 얘기를 해 우리 살인자의 캐릭터가 필요하다 키는 얼마 정도에 얼굴엔 어떤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걸 각 기획사에 뿌리는 거야 그러면 지금까지 몇 편 출연 몇 번 오디션? 한 번도 세 본 적 없어. 연극 네 편 드라마 하나 (KBS, <아이엠샘>) 독립영화 두 편 단편 하나 상업영화 하나 (강우석 연출, <강철중>) 뮤지컬 하나. 졸업한 지 얼마나 됐죠? 2009년에 했으니까 2년 됐네. 그러면 졸업 2년차 정도면 그런 정도? 특별히 잘 나가는 거죠? 그건 아니고 학교 다니면서부터 작품을 했었어. 아 그럼 작품 활동 기간은 몇 년부터라고 보면 돼요? 일종의 데뷔한 거는 2007년. 4년 됐네, 4년. (기계공학과에서 연극영화과로) 전과하자마자 바로 현장경험을 쌓게 된 그런 경우? 어 그때는 되게 뭔가 절실했고 그랬으니까 간절했으니까 일단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바로 뛰어들었지 근데 좀 후회하고 있어. 왜요? 그런 거 있잖아, 초등학교를 나와야 중학교를 들어가듯이. 과정과 절차가 있는 거 같아. 맨몸으로 부딪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아니 그러니까 아는 거 없이 부딪치니까 지금. 그 안다는 게 뭐에요 예를 들면 체득한 게 다르다는 거예요, 이론적인 배경이 다르다는 거예요? 통합적으로. 일단 첫 번째는 환경인거 같아. 환경…… 모든 직업은 환경을 갖고 있잖아, 그쵸 은행원이면 은행원이 갖고 있는 환경, 회사원이면 회사원이 갖고 있는 환경. 이 배우도 똑같은 거 같아. 배우란 직업이 갖고 있는 환경이 있는데 환경에 대해서 어떤 조금이라도 앎이 있었다면 현장에 들어갔을 때 환경을 배우기 위한 주변적 활동을 할 것 같아요. 근데 우리 학교는 엄격하게 배울 땐 배워라? 아니면 약간 국민대의 마인드가 이론적인 것, 예술의 깊이 진실성에 대해 많이 국민대 연영의 학풍이랄까 그런 게 있잖아 학생들은 또 안 그렇지 그러면서 이제 다 실무 경험을 원하지 않나 간접적이라도? 나는 그 쪽 마인드가 아닌데 나는 솔직히 연기가 좋아서 배우를 하거든? 근데 사람들이 배우라고 하면 놀라잖아 "어 배우세요?"이러잖아 이런 게 갖고 있는 에너지가 있단 말이야 일종의 인기, 명예 인정받는다? 어 스타 호기심 혹은 항상 보여주잖아 특별하게 쉽게 17~9 아이들에게는 로망이 있는 직업이란 말이야. 그래서 뛰어드는 아이들을 보면 연기가 좋아서 라기 보단 스타가 되고 싶어서 왔다. 출신이 필요해서 왔다 혹은 이효리 선배가 여기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왔다 이런 뉘앙스가 더 크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싶은 마음 유명해지고 싶다 그런데 그런 걸 국민대 연영의 학풍은 기본부터 다져라, 엄격하게 접근해라? 실상 예술의 기본이 어딨겠냐, 그런 마음은 좀 있어 도대체 뭘 안다고 예술이 뭔지 누가 뭘 알겠어? 맞아 장돌뱅이 근성이지만 난 정말 규정될 수 없다고 생각해. 아까 영화에서 너무 마음이 들었던 게 그 뭐 무슨 살롱? 로비 살롱? 루비살롱? 루비살롱 사장이 그랬잖아 "락앤롤은 아무것도 없음이다. 한번 놀았으면 그날로 끝이라고" 집에 가야된다고, 맞어, 남는 거 아무 것도 없다고 무슨 뭔가 득도한 느낌이었어요. 나, 난 그거 보면서 딱 그 생각났어 <파우스트>라는 희곡 그 사람 모든 걸 알았잖아 그러고 더 이상 , 되게 괴로워하잖아 내가 이렇게 모든 걸 알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나한테 결국 다시 남은 건 뭐지? 어 그런 느낌이 들었지 인생무상이로다 하지만 ... 그 와중에 삶이란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인 건데 그 행복을 무시한 채로 일에 빠져 있거나 예술에 심취해 있거나 철학에 심취해 있는 것들은 인간답지 못하다는 생각을 좀 했어. 인간적인 희로애락을 배제한 채 철학 그 자체 예술 그 자체 그것만 생각하는 것들은 좀 아니다...란 느낌이 들었단 말씀? 나는 솔직히 모르겠어 나도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그런 자부심을 갖고 산단 말이야. 연기란 직업은 사람, 내부를 건드리는 거잖아 마음을 건드리는 근데 예술의 중심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이 아닌 다른 것일 수도 있을 때, 인간을 도리어 배제시키고 다른 것을 예술이라고 논하고 이런 것들을... 아 내가 봤을 때 이런 사람들을 자극해주고 싶고 당신이 죽어갈 때 당신 스스로 인간으로 살다가 인간으로 죽어간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고 그런 생각이 들어. 룰은 지키되 뭔가 기계적이거나 도식적인 것은 지양한다는 아냐 아냐 룰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 룰이라는 게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도덕? 응 난 도덕이라고 얘기하기 보다 기본이라고 말하고 싶어. 되게 웃긴 게 그 기본이 시대에 따라 바뀌잖아. 그쵸 그렇게 따지면 기본이라는 게 없는 게 돼 버리잖아. 그러면 위기에 빠졌을 때 뭔가 혼란해졌을 때 뭐를 근거로 삼아야 되는 거죠? 시대마다 다른 기본 상대적인 기본 아 나 스스로 혼란.. 빠졌을 때 그걸 인정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지 아 어 이런 우문현답이로고 이런 하하하하하하 그렇군요! 그렇지 딱이지 그러면은 다시 또 그래 네가 말한 대로 우문현답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그런 거 같애 혼란을 혼란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혼란 속에 갇혀 있는데 혼란을 인정하는 순간 그걸 깰 수 있는 어떤 방향성이 제시돼. 난 지금 혼란스러운 상태고 이게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지금 내 상태에 따라서 어떻게 극복돼 나갈 것인가 인간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선한 인간이기에 가능한. 불쌍한 사람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샘을 터져 나오는 반면 아닌 인간들도 있단 말이야. 그런데 그 아닌 인간들도 또 어떤 거에 감동적으로 건드려지냐 결국 애매모호한 이야긴데 그 애매모호한 감성들을 인간마다 갖고 있단 말이야 애매모호한 감성은 누구나 갖고 있는데, 그걸 누가 어떻게 건드릴 것이냐. 또 이 시대가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 어떤? 하나의 문화가 창조됨에 있어서 그 문화의 충격이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아 일정한 계기가 돼서 연쇄반응처럼? 어. 나비효과, 하나의 문화 때문에 수 천 명의 색다른 사람들이 생겨나버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확실히 계급층이 나눠져 있었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 정해져 있었고 불과 몇 백 년 전 이걸 되게 긴 시간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난 정말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해 너무나 많은 일들이 순식간의 일어나 버렸단 말이야. 이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하나라고 할 수 없겠지 그 가장 큰 요인은 문화라고 생각해.



그럼 다시 에둘러 가는 이야기에서 시작해본다면 직업 배우신 거죠? 내 직업? 내 직업은 백수죠. 영화촬영도 해보셨고 연극무대에 올라보셨고. 어때요, 보면은 그런 거 같아요. 배우야말로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것이 자유로워 보여서요. 장르의 차이에 따라서 기술적인, 표현의 차이가 생기는지?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거 구분한 적은 없어. 한 번도 구분한 적은 없고. 나한테 어떤 역할이 주어지느냐만 생각해. 내가 그 역할을 이뤄내기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난 또 뭘 습득하고 뭘 배워야 할까. 난 그게 너무 즐거운 거야. 내가 치과의사 역을 맡았어.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 난 뭘 할 수 있을까 치과의사는 어떤 성향을 갖고 있을까. 이렇게 3개월의 공연이 끝났어. 이번엔 영화촬영을 들어갔어. 고등학생 역할이야. 난 고등학교가 지났는데 이 영화에서 원하는 고등학생이 뭘까. 어떤 항상 원점에서 생각해 다시. 그런 게 있는 거 같아. 음 그렇구나 영화감독이 연극배우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일 일단 (배우로서) 영화와 연극의 차이는 이건 거 같애. 영화는 함께 만드는 예술이고 연극은 배우가 이끌어 가는 거라고 그 순간에. 그 순간에 - 일단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만큼은 연출도 배우를 어떻게 탓할 수 없고 그 순간에 코멘트를 날릴 수 없어. 어 그 현장성! 그게 연극이 갖고 있는 매력이야. 그래서 나는 연극은 어떤 누가 되든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갖고 있어. 어떤 누구든. 연극은 영화보다 많이 열려 있어. 그리고 다양한 것을 산출해 낼 수 있어. 어떻게 보면 연륜이잖아. 수많은 것들을 갖고 있어. 영화는 안 그렇잖아. 영화는 내가 볼 때 이미지야. 왜냐면 영화는 현 장 성이 없진 않지만 촬영 기간이 끝나면 땡이야. 그 안에서 정말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산출해 내야 돼. 거기선 배우도 잘해야 되고 감독도 잘해야 되고 촬영감독도 잘해야 되고 조명도 잘해야 되고 소품팀도 잘해야 되고 모든 사람들이 한 팀이 돼서 동시다발적으로 잘해야 돼.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의 배우는 주인공이 아니야. 그래서 황정민 씨가 그랬잖아. 밥상 차려놓는데 숟가락만 얹었다고. 그게 정말 영화가 갖고 있는 매력이야. 아 - 그런 다 같이 힘을 모은다는 것? 그럴 듯한 단어가 뭐가 있지? 그게 영상매체가 갖고 있는 힘이야. 음 그렇구나.



주로 연극에 출연을 하셨죠, 그런 편인가요? 그치 난 쉬지 않고 연극을 했지. 중간 중간에 기회가 생기면 연극을 하면서 (다른 장르의 작품을) 같이 했었지. 연극, 영화. 그럼 연극제와 영화제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어.... 큰 차이점이 있는데 하하하하 우문입니다! 현답을 기대할게요! 하하하하 하하하하 굉장히 큰 차이점이 있지 내 생각은 그래 하하하 어 어 그냥 밀양에 있는 연극제가 가장 유명하지 않나요? 한여름에 하는 거? 밀양이 유명하지. 밀양의 연극제가 참여하기가 힘든데, 그거 어떻게 참여해야 돼요? 배우 개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거예요? 작품으로 참여하는 거죠? 작품으로 참여하는 거지. 연출의 힘도 있고. 근데 약간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그런 게 있는 거 같아 어떤? 연극은 마니아층이라면 영화는 대중이야. 난 약간 그게 맘에 안 들어. 그게 또 예전에 운동하던 사람들은... 그치 그런 얘기도 있잖아. 연극이 창조된 이유는 사회의 운동권 그런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그럼 브레히트 서사극 그런 것도 하고 그래요? 아우, 그럼. 나 너무 좋아해 브레히트. 어 맞어 그런 소격효과? 근데 현시대 브레히트가 살아 있었다면 각광을 받았을까? 맞아요 그런 생각도 들어. 브레히트가 뮤직뱅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브레히트가 상업영화를 보면서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뭐라고 얘기했을 거 같아요, 뭐라고 얘기했을 거 같아요? 아으 난 글쎄 난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왜냐면 저는 문학으로 겉돌기 식으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밖에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헹 근데 나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브레히트는 무슨 말을 했을까. 갑자기 되게 궁금해지네요. 그러니까 나도 되게 궁금한 부분이야. 브레히트 그래... 브레히트를 떠나서 안톤 체홉도, 무슨 말을 했을까. 그 엘지 아트센터에서 했던 <바냐 아저씨> 보셨어요? 레프 도진 연출가. 굉장히, 따분했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연출법이더라고. 그게 그래서 난 너무 좋았던 게 극을 보면서 정말 저 연출가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했구나. 어 어떻게 그렇게 느낄 수가 있어요? 배우로서의 감수성인가? 약간 그런 거 같애. 무대 위에 있는 배우가 한없이 즐거워하는 게 보여. 정말 나는 그걸 너무 알겠는 게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한국과 외국의 차이야. 응 - 한국 연출가들은 한국 배우들을 괴롭혀. 어! 왜냐면 한국은 흥행을 해야 돼. 돈이 돼야 돼? 일말의, 정말, 싸구려 연극이더라도, 걔는 흥행을 해야 해. 물론 외국도 그러겠지. 브로드웨이는 그러겠지. 뮤지컬 하는 애들은 미치겠지. 여기보다 더 피 튈 거야. 하지만 작업에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어, 일단 기간 차이가 있어. 한국은 두 달 만에 만들어야 돼. 연습 기간은 정해져 있어. 시간도 정해져 있어. 정해진 시간 내에 공연을 완성해야 돼. 근데 그렇게 공연을 완성시키고 나면은 되게 미안한 게 초연 때 오시는 관객 분들 같은 경우. 그래서 그런 거 있잖아, 프리-뷰. 50% 세일. 맞아요, 맞아요. 이거 되게 가슴 아픈 거야 나는 내가 봤을 때는. 이거 딱 그 얘기야. 프리뷰라고 멋지게 표현했지만 우리 준비가 덜 됐습니다. 와서 싼 맛에 한번 보십쇼 아 - 접고 들어가는? 접고 들어갑니다. 당신들과 함께 좀 더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의도는 좋아 그렇게 생각하면 관객들의 평가를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런 건데 근데 실제로 반영되나요? 프리뷰 때 그게. 어 굉장히 많이 반영돼. 그땐 집중하지. 배우들과 기획사들이 관객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굳이 표현하자면 공개리허설? 그치 일종의 공개 리허설이지. 근데, 대한민국은 코미디가 너무 많아. 코미디 장르가 많다는 거예요, 응 코미디 장르가 너무 많아 아이 그 개별 작품들 중에 코미디 비중이 너무 높다는 거예요? 국내에서? 그치. 그 룸넘버 - 코미디야. 웨이터? 아니 조지. 조지? 이번엔 배역 바뀌셨네요? 응. 웨이터 해봤으니까 이제 다른 것도 해봐야지. 지금 극단에 소속돼 있나요? 아니 난 소속은 안 돼 있어. 극단생활을 해보고 싶긴 한데 좀 겁도 나고 아직. 그럼 되게 되게 막 같이 함께 하고 싶은 연출가 있을 거 같아요. 연출가? 음 - 글쎄 없는 거 같애. 오우 그렇군요 그럼 작품은요? 작품과 배역. 어 작품은 너무 너무 많지. 난 정말 너무나 수없이 공연됐지만 <햄릿>이 하고 싶어. <햄릿>? <햄릿>의 햄릿으로? 그렇지. 고전 작품들 너무 해보고 싶어. 그리고 <바냐 아저씨>의 바냐도 너무. 근데 정말 좋아하는 작가가 안톱 체홉, 그 다음에 좋아하는 작가가 브레히트. 한국 작가들도 물론, 이강백 씨도 너무 좋고... 그런 고전 작품들이 갖고 있는, 현대 작품들은 뭐랄까, 아 내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 현대 작가들이 쓴 희곡들을 읽어보면 요즘에 소설이 많이 유행하니까, 희곡을 굳이 안 쓰고 소설 작품들을 희곡화하는 경우가 많잖아. 김영하 씨도 그 중에 한명인데 그런 거 보면서 느끼는 게 현대의 작가들은 어떤 색깔을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니까 인간에 대해서 논하는 게 아니라, 물론 기본은 인간이 바탕이 되되, 바탕만을 가지고 성공할 수 없다 이거지. 그 바탕에 뭔가 굉장히 포인트되는 한 획을 그어야 돼. 포인트는 어떤 한 사물을 그리던지 포인트가 되는 어떤 부분을 그려내든지... 고전극들을 읽어 보면은 거기엔 바탕만 있어. 재미가 없어. 어떻게 보면 현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 ‘뭐야 이거 뭐야 이거 아 이거 진짜 드라마보다 재미없네. 아침 드라마보다 재미없네. 반전도 없고, 갈등도 없고’ 이럴 수 있는데, 바탕만 갖고 했기 때문에 잔잔하게 오는 인간의 여운 같은 게 있단 말이야. 읽으면 읽을수록... 요즘엔 직설적인 것들이 많단 말이야. 이제 우리가 어느덧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지 성문화도 개방되기 시작했고. 과거에는 그런 모든 것들이 억압돼 있었어. 그래서 대사 속에 감춰진 다른 의미들이, 모드(??)가 있었단 말이야. 그럼 기본적인 전제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바탕인 거죠. 근데 현대 작가가 현대의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할 때 현대의 독자인 현대의 수용자인 우리는 그게 너무 기본적인 전제인 거잖아요, 우리는 동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고전 같은 경우에 그게 뭐라고 해야 돼지 사금파리 건지듯이... 그런 거를, 그런 의미인 거예요, 그렇? 응 맞어 맞어 그런 거지 응... 슷? 약간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너무 오픈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지. 적나라해요? 어! 노골적이에요? 어! 그리고 그런 것들이... 특히 어디에서? 장르로 얘기하자면? 그냥 모든 장르들이. 뭐 연극에선 코미디가 강세고, 그러니까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게 아니라, 한번쯤은 웃겨 줘야. 한번쯤은. 어 그리고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자체의 문화일 수도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집중력이 짧아. 어엉 공연에 대한 집중력이 짧아. 아 그러면 호흡이 되게 짧단 얘기? 집중력이 짧다는 게 정확히 뭐죠? 즐기기를 약간, 쑥스러워 해. 문화에 빠져드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그리고 뭔가 냉소적인 거 같아요. 어. 우린 굳이 섬나라도 아닌데. 내가 섬나라였다면 이해를 해. 내가 만약 일본 사람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어. 섬나라였기 때문에 4면이 바단데, 어떻게 안 외롭겠어. 그쵸오 이게 다 일제 식민지 시대의 흐흐흐 어 나 잠깐만 좀 더 자세히, 자세히 이야길 해주세요. 그러니까 약간 그런 느낌을 되게 많이 받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일단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고 나는 대한민국 사람들을 먼저 사랑하게 돼. 우선순위가 있단 말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만큼은 그 안에 있는 것들을 표출하면서 사는 것이 더 어떻게 보면은 어떻게 보면이 아니라 확실한 건데 신조 같은 건데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행복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데 불구하고 일종의 다양한 문화들을 너무 순식간에 받아들이거나 어떻게 보면 문화적인 공격을 받아들인 거지. 우리가 갖고 있는 고유문화도 있지만 그 고유문화가 생긴 이유 자체도 지켜내기 위한, 소인(素因)들이었지.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소인들이 이제 억압으로부터 나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어떤 것들로 만들어진 고유의 한국 전통문화가 있지만 그 외의 다른 문화들과 융합이 됐을 때,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 나도 노력하는 일부라고 할 수 있어. 노력했을 때 좀 더 문화적인 것을 즐기고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 그런 문화의 장을 열어줬는데도 불구하고, 어, 즐기지 못한다는 것. 아 뭔가 주눅 들어 있단 느낌이 들어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보면? 음, 그렇게, 아이 그렇지 않아. 그건 표현이 어떻게 그런 게 어떻게 보면 경험한 게 아니라서, 지식이야. 외국 사람들의 관전 포인트랑 대한민국 사람들의 관전 포인트가 너무 달라. 그건 난 들었어. 맞아요 영화제 때도 그런 얘기 되게 많았고... 오빠가 지금까지 얘기했던 게 인문학에서 현대 한국 사회의 인문학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심층근대화거든요. 오빠가 말씀하신 부분이, 그러니까 우리는 근대화를 굉장히 폭력적으로 경험하지 않았냐, 근대 지식이 뿌리를 내린 게 아니라 기술이나 기예가 먼저 와서, 그렇잖아요 종합대학에서 제일 먼저 생긴 게 의대랑 법대잖아요, 그런 식으로 기술인 양성인 거잖아요. 살아남았어야 하니까. 심층 근대화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 아 근데, 아 잠깐 나 지금 취하나봐, 아하하하 머릿속의 생각이 좀, 아 근데 대단한 나라지 진짜. 세계 각국에서 1위하는 게 한두 개가 아닌데 오 굉장히 뭐랄까 급속도로 발전해 온 나라지 오빠는 되게 예술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의식이 있으면서두 한국사람?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이란 그런 뭐지 로컬리티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게 되게 분명히 있네요? 어 난 자부심이 확실히 있지. 위대하니까. 다만, 정말 즐길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거지. 정말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 이렇게 빡빡하게 살 필요가 없지 않나. 아 아 아. 정말 대다수의 사람들이, 형님들이, 나랑 같이 연극하는 분들이 아니라 회사의 일을 하거나 일종의 인제 명퇴를 기다리고 있는 아저씨 분들을 보면, 아 그 얼구울에, 그 분위기에 즐겁지가 않아. 몇 십 년을 회사에, 내 인생을 다 바쳐서 그렇게 살았는데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그런 듯한 느낌이 딱 왔을 때. 그런 피로함이랄지 예를 들어 그런 중년의 피곤함이랄지 벌써 그런 게 확 와 닿아요? 안타까워요? 확 까지는 오진 않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확 와닿진 않지. 아직 난 모르니까 너무 안타깝고, 너무,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대한민국 구조가 솔직히 나는... 왜냐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스트레스 받는 이유가 가장 큰 게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 같아. 날밤, 날 새는 건 그냥, 어떻게 보면 다 하버드생들인 거 같애. 미친 듯이 일해. 하루에 두 세 시간 자면서 물론 안 그런 사람도 태반이지만 그런.... 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좋아하나봐요? 그런 거 같애. 내가. 왜냐면 그 사람들이 표현하는 것들이 더 와 닿아. 그렇게 열심히 산 사람들은, 열심히 경험을 했어. 그렇기 때문에 나를 설득시켜. 그건 있는 것 같애. 거기에 내가 매료가 되더라고. 항상 자각을 하고 자기를 봐. 물론 열심히 살지 않거나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하진 않아.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의 노하우가 있어, 그 사람들 하고 있으면은 즐거워, 여유가 있어. 삶을 즐길 줄 알고 그걸 어떻게 즐겨야 할지 표현해 낼 줄 알아. 그들과의 대화는 아주 오래 지속적이야. 하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여유가 있으려고 해. 그런 게 보여. 애쓰는 듯한? 어. 그래서 항상 거기서 날 찾으려고 하는 게 있는 것 같애. 나는 그럼 어디에 속해 있는가가 궁금할 때가 되게 많은 것 같애. 그치 결국, 결국, 모든 주제는 다시 나한테로 오는 것 같애. 맞아요 어 되게 신기해 맞아요 인간이 되게 이기적이라서 모든 그런 걸 경험하고 났을 때 그걸 다 나한테 대입시켜. 맞아요 나한테 비교해 보고. 이 세상에서 어디에 속해 있어야 하는가, 소속감이, 그쵸오 거기서 자기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도 나오는 거고, 그럼 얘기 듣다 보니까 궁금해지는 게 있는데 무대에서는 관객이 바로 눈에 보이잖아요, 근데 카메라 앞에서는 관객이 바로 눈에 보이진 않잖아요, 그럼, 근데 무대에서도 나는 관객을 바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습니까? 어째서요? 어, 완벽한 거짓말을 하는 거죠. 응 - 그렇게 생각해 나는. 무대라는 공간은 무대야. 하지만 배우들에게 있어서는 그곳은 내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야. 어! 무대란 인식이 아니라 장소야. 거기에 있는 소품들은 다 가짜야. 하지만 그 가짜가 내게는 진짜야. 굉장히 아이러니한. 난 그 가짜를 가지고 진짜를 보여줘야 해. 왜냐면 모든 예술이 결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진실성이거든. 네. 난 그렇게 생각해. 수많은 다양한 문화들이 어떤 곳에서는 되게 멋있게 표현을 하지만 결국 그들이 표현하려고 하는 것은 진실성이야. 그리고 진실만이 사람을 감동시켜. 오늘 봤던 영화도 마찬가지야. 그들의 삶이 진실 됐기 때문에, 영화 정말 감동스럽게 봤습니다 라는 말이 나와. <반드시 크게 들을 것>! 감동적으로 봤습니다. 당신의 삶이 진실 돼서. 그렇지. 만약 오늘 봤던 영화가 연출되었던 거라면, 사람들은, 난 박수쳤어야 돼. 완벽하게 연출하셨습니다! 오호호 대박이다아 야 어떻게 저렇게 찌질스런 궁상맞은 걸 저렇게 완벽하게 연출했습니까?! 야하하하 감쪽같아아 이야아 대단합니다, 진짜 난 그냥 극찬합니다! 아하하하하 감독 당신 위대합니다. 으흐흐흐 그렇구나 감독도 그랬어, 소소한 일상 속에서 진심이 왔던 그 장면이 내가 가장 감동받았다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그럼 오늘 <반드시 크게 들을 것>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요? 난 아까도 얘기했지만 리규영 사장이 얘기했던 거, 마지막에, “로큰롤은 뭡니까?” “‘아무 것도 없음’입니다. 오늘 신나게 즐기셨다면, 돌아가십시오.” 정말 영화를 마무리하기에 정말 좋았어. “영화 신나게 보셨습니까? 집에 돌아가십시오.” 딱 이 느낌이었어. 또 즐기고 싶습니까? 또 영화를 보십시오, 혹은, 영화에 있던 그 가수를 만나러 가십시오. 그 락밴드를 만나러 가십시오. 혹은 뭐 안 되겠으면 로큰롤을 들으십시오. 우릴 한번 떠올리십시오. 거기서 뭐 아니면 등장인물, 그 찌질한 애들을 기억해 보십시오. 그들도 삽니다. 그런 게 힘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그게 인제 갖고 있는.

그럼 오빠는 10년 후에는 어떤 사람이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난 그런 질문 받을 때마다 “글쎄요-”라는 답밖에는 안 떠올라. 왜냐면, 10년 후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란 마음은 있지. 근데 그게 너-무 많어. 솔직히 말해서 나 욕심이 너무 많어. 솔직히 나 지금 되게 고민하고 있는 것도 많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궁극적으로 모르겠어, 배우는 좀 솔직히 그래. 한 작품이 끝나면 되게 허무할 때가 많아. 왜냐면 난 그 역할에 심취해 있다가, 그 역할에서, 딱 공연이 끝나고 나왔을 때... 나는 그래, 난 항상 불안해 나를 잃어버릴까봐. 박준혁이라는? 되게, 작품을 더 많이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나를 점점 더 많이 잃어가는 기분이야.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그 감각이, 어떤 거예요? 되게 쉽게 표현하자면 점점, 지우는 거 같애. 나의 일부분을 큰, 캔버스화에 나를 그려 넣고서, 최근에 봤던 <1q84>란 책에 ‘인간은 태어나서, 늙어서 한 순간 죽는 게 아니라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라고. 딱 그 느낌이랑 비슷한 거 같애. 인간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른이 된다는 뭐 이런 말도 있고 커 간다는 말도 있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렇게 표현했더라고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라고. 나도 똑같은 것 같애. 배우로 죽어가는 것. 그러면 연기를 하면서 노화를 빨리 느낀다는 거예요? 그런 정신적인 노화를? 크으 정신적인, 정신적인. 정신적인 노화는 아닌 거 같애. 모르겠어요 난 배우가 아니니까아 잘 모르겠지만 정신적인 거랑은 좀 다르게, 그냥 존재인 거 같애. 존재. 존재. 아 되게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다. 존재감을 획득하면서 존재감을 상실하는. 오 - 아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구나하는 새로운 박준혁을 발견하면서, 동시에 진짜 박준혁은 없구나하는 느낌이 동시에 일어나. 아이덴티티가 아이덴티티로 교체되는 것? 어. 그러니까 어떤 하나를 확고히 정해서 말하고 싶은데, 그게 왜 그렇게 나 스스로한테 어려운지 모르겠어. 물론, 표현하는 건 쉬워, “아 저의 10년 후 향후 계획은” 이렇게 쉽게 말을 할 수도 있을 거야, 난 10년 후에 “전 연극을 너무 사랑하니깐요, 중년배우 중견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입지가 있고, 비록 유명한 배우는 아니더라도 ‘연극’하면 떠오르는 배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뭐 인제 잡지사랑 인터뷰하거나 라디오 나가면 그렇게 인터뷰를 하지. 혹은 뭐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다른 덴 가서, “뮤지컬도 한번 해보고 싶고요, 아 영화도 해보고 싶고, 어쨌든 전 배우로서 기억되고 싶네요. 10년 후에도 배우 박준혁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어 이런 얘길 하는데, 그 동시다발적으로 내 안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뭔가 대단히 곤혹스럽겠네요? 어... 그렇지, 대단히 고독스럽죠. 곤혹, 스럽다는 게 뭔가 대단히 역설적인 감각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한단 생각이 들어서. 너도 그럴걸? (!!!!) 으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 또, 또, 또! 우문에 현답을 이렇게 하시면 전 곤란해요. 아이 근데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겠어? 생각해 봐 술 마시면서 하는 얘기가 다 뭔데 우문현답 아니야? 너도 그렇지 않니? 흐, 一杯一杯復一杯, 난 그런 것 같애. 그러면서도 되게 기분 좋게 살아. 그런 것들이 되게 어떻게 보면 나에게 좋게 다가와. 그런 고민거리들. 우울증 같은 거 없어요? 모르겠어. 난 우울증은 없는 것 같애. 하하하하하 어 그렇구나 여자가 그리워서 외로움 같은 건 있어도 우울증 같은 건 없어. 아이고, 우리 초식남 박준혁 씨도 그런 게 있습니까? 그럼, 나야 초식남이지만 남자기 때문에. 아이구 참 안타깝다. 나는 참 그래요 남자들을 보면 남자라서 되게 안타까운 게 있는 것 같아요. 똑같은 대답을 할 것 같아서 내가 지금 참고 있어. 맞아요, 남자도 여자를 보면 안타까운 게 있겠죠. 그치 안타깝지. ...그런 게 확실히 있지.

흠, 연극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봅시다. 배우로서, 어때요?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삶은 연극을 하면서 영화를 하는 거지. 하하하 예를 들면? 그게 가능하기 때문에. 으음 - 연극은 매일같이 <현장> 속에서 내가 살아 있을 수 있고, 영화는 그 순간 내 에너지를 모두 발산해 내는 거니까. 근데 뭔가 그런 전형적인 질문 같은 걸 별로 하고 싶지가 않네요. 아까 같은 관객과의 대화 같은, 영화를 안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되게 많은데 그게 뭐냐면 질문하는 걸 듣고 싶어서, 들어가거든요? 응. 근데, 그런 뭔가 전형적이야... 그럼 뭐 “연극과 영화를 겸업하는 배우 중 롤모델이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진 않거든요. 아 근데 되게 중요한 거 같애. 나는, 나도 어떻게 보면 그런 걸 되게 꺼려했던 사람 중에 한명이었는데. 어 전제 없이는 음 맞아요, 전제 없이는 정확한 질문이란 게 나올 수가 없긴 한데, “연극과 영화를 겸업하는 롤모델은 누구입니까?”란 질문이 또 정확한 질문 같이 느껴지지가 않는단 말이죠. 그런 느낌적인 느낌? 그치 근데 그건 이제 약간 깊이 들어가는 거지. 근데 딱 그런 생각이 들어, 그런 말. 일반적인 혹은 보통. 우리가 갖고 있는 형식이 없었더라면 너랑 난 서로를 이해를 못해. 그렇게 생각해.그런 느낌이 들어.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떻게 보면 내 열정과 너의 열정이, 그 순간 너를 감동시키고 나를 감동시킬 순 있지만 너를 이해할 순 없을 것 같애. 되게 이해를 위해서, 난 그런 전제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왜냐면 나는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나 스스로를 전제로 깔고 있을 필요가 없어. 내가 나에 대해서 표현할 때. 하지만 내가 너에게 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선, 나에 대한 전제를 먼저 깔아야 해. 예를 들어 배우라든지. 어. 그런 것들이 너무 중요한 것 같아. 그 질문이 갖고 있는 의미가 바로 그건 거 같애. 저 사람이 배우구나. 단순한. 그 질문을 좀 더 깊이, 심도 있게 들어가자면 이제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 아하 구조에서 오는 안정적인 기반이 있다는 거죠? 왜냐면 사람은 안정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거든. 아! 이거 왠지 뭔가 되게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뭐 그런 것도 있지. 안정적이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 긴장돼 있는 사람은 절대 마음을 눈곱만치도 열지 않아. 자기 앉아 있는 자리가 불편한 사람은 절대 앞에 있는 사람에게 호의를 보이지 않아. 어 - 자기 앉아 있는 자리부터 해결한 다음에 그 다음에. 그게 나의 연극을 보는 거지. 우리 연극은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 와 앉아 있을 때 그 사람들을 편하게 풀어주지 않으면은, 바로 공연이 시작돼 버리면은, 적어도 10분 20분간은 아-무런 반응 없이, 일종의 설명 같은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거지. 그런 감각이 좀 궁금한 게, 무대 위로 올라가면 그 허구의 공간이 나에게는 굉장히 구체적인 장소지만, 그래서 관객을 보지 않는다고 먼젓번에 이야기를 하셨지만, 그럼 관객들의 1, 20분간의 불안함 같은 걸 뭔가 무의식중에라도 아니면 막연하게라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무대 위로 올라가면. 그치. 뭔가 감지되는 기운 같은 게 있어요? 기운은 반응에 따라 느껴지지. 왜냐면 내가 귀머거리도 아니고, 들리거든. 관객들이 하는 소리 관객들의 웃음, 관객들의 부스럭거리는 소리, 다 들려. 똑같애, 내가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주듯이 관객 역시 내게 에너지를 주지. 아 굉장히 물질적이군요. 물질적인 장이군요. ... 전쟁이지. 흐 아 그렇군요. 즐거운 전쟁. 참여했던 대본 같은 거 막 모아놔요? 따로 모아야지 하면서 모으는 건 아니고, 봤으니까 그냥 책꽂이에 꽂아놓는 거야. 그럼 혹시 개인적인 기벽이라고 해야 할까,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자기만의 세레모니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거 있어요? 예를 들어서 대본을 모은다던가, 마지막 날에는 이걸 한다든가. 그런 거 해 볼 계획이야. 아하! 현답이로고? 그런 거 전혀 없었어. 해 볼 계획이야 앞으로. 해 봐야겠어.

모텔 붐이 종로에서 일어난 거지. 피맛골에서 술 먹고 모텔 가고. <연애의 목적>처럼? 그럼 어 맞어 맞어 너무 좋았어. 박해일 연기. 그게 드라마가 갖고 있는 힘인 거 같애. 정말. 작가의 힘이지. 그렇게 영화는 공동체 작업이라니까. 작가와 연출가와 배우와 그걸 또 잡아내는 카메라와. 조명과 음향과. 이런 소품과. 환상이지. 그러면 어때요? 장르 상, 정말 프라이탁의 삼각형처럼 정말 정확한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아까 말씀하신 브레히트처럼 최대한 드라마를 배제하려고, 배제하려고 하는 극이 있잖아요. 지금으로서는, 어떤 것에 더 연기를 해보고 싶으세요? 난 솔직히 말해서, 문화도 유행인 거 같애. 유행? 어. 모드? 어. 트렌드? 어. 정말루. 그래서 지금 유행하고 있는 거? 지금 유행하고 있는 거에 솔직히 거부감을 느끼지만, 해보고 싶지. 유행에 대한 양가적인 태도가 있다는 거예요? 난 없지 않아 있어. 왜냐하면 호불호가 확실하니까. 내가 좋은 건 좋은 거고, 싫은 건 싫은 건데, 물론 내가 싫은 걸 좋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내가 갖고 있는 한 싫은 건 싫은 거니까.

그러면은 이제, 어지간 - 히 일단락 하는 의미에서, 레드카펫 위에 서고 싶어요? 물론이지. 턱시도 입고? 아이 뭐 그렇게 입고 싶은 건 아닌데.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아이 물론이지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아 나를 드러내고 싶은 건 있지. 어떻게? 그 상황을 머릿속에 이미지로 상상을 해서 얘기를 해 줘 봐 봐요. 난 순수 자연산이다. 이런 느낌을 좀 어필하고 싶어. 순수 자연산이다. 박준혁의 자연산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내가 갖고 있는 매력을 어필하고 싶은 거지. 나의 생김새, 나의 느낌을 가지고 그것들이 호감형이 됐음 좋겠다. 아 - 본인이 어떻게 생긴 거 같아요? 나는 모든 남자들이 그래. 자기가 못 생겼다고 하는 남자들 없다. 아 그래요? 진짜 못 생긴 사람도? 그럼. 십 중에 팔, 구가 못 생겼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 근데 요즘 있을지도 몰라. 근데 난 그게 너무 슬프다. 정말 난 슬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적어도 배우는 자기 얼굴에 불만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예를 들어 늙어가는 모습까지? 어. 정말, 머리 벗겨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뚱뚱하고 마른 것도 중요하지 않아. 다만 자기가 갖고 있는 느낌을 정확히 판단할 줄 알아야 하지. 이걸 어떻게 멋있게 고쳐 가지고? 그럼 배우의 자기관리라는 게 어떤 거예요? 배우의 자기 관리는 굉장히 많지. 신체적인 훈련, 호흡적인 훈련, 발음적인 훈련, 표정적인 훈련, 그 다음에 다양한 표현방법이 있지만. 그걸 떠나서. 물론 인간관계도 중요한 것이지만 그걸 떠나서. 어떤 걸 딱 주어졌을 때, 그 상황을 믿을 수 있는 믿음.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지 능력. 그런 것들이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해 나는. 그걸 과연 해낼 수 있는 배우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중에는 누구인 것 같아요? 뭐니 뭐니 해도 이 연륜을 무시할 수 없지. 솔직히 ‘노인은 한 권의 책’이라고 하잖아. 난 연륜 있는 배우들이 정말 좋아. 최불암 씨나, 신구 선생님. 고두심 씨, 강부자 씨. 모르겠어, 난 그런 데서 매력을 느껴 변탠가? 그런 연륜에서 매력을 느끼는 거지 그 선생님들이 연기하는 거에는, 나한텐 그렇게 다가와, 너무 많은 것들을 담겨 있어. 역으로 생각해서 그런 시간의 흔적이 배우는 자기 몸에 고스란히 남겨야 하고 그것을 그대로 표현하고 자기 자신을 정확히 판단해서 그대로 표현을 하는 거잖아요? 맞아요? 물론 그렇기도 해. 자기로서 시작하기도 해. 하지만 배우는 그 시간을 지워야 하기도 해. 그게 고통스러운 거야. 시간의 흔적 모든 걸 지워야 하는. 왜냐면 다양한 삶을 경험해야 하고, 다양한 삶을 인정해야 하고, 다양한 성격을 내가 이해해야 해. 이게 정말 힘든 거다. 나는 난데, 너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네가 돼야 해. “한번만 내가 돼 봐.(렛미인)” 오 진짜 그런 거야. 모든 직업을 내가 겪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배우로서 그 위대함을 표현하는 건데. 딱 그건 거 같애. 배우가 그 사람을 연기하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돼서 하는 거야. 물론, 그걸 다 하냐? 그렇진 않아. 모든 배우들이 다 그래? 전혀 아니지. 못해. 어떤 일부분이 맞아 떨어지기만 해도 사람들은 극찬을 해. 쉽게 예를 들어 하정우 씨가, <추격자>에서 살인자. 과연 모든 장면에서 살인자의 모토 그 모든 걸 표현했냐, 그건 아니란 말이야. 근데 정말 그 사람들이 봤을 때 살인자에 대해 갖고 있는 어떤 이미지적인 많은 것들이 작용했겠지만 그 순간 정말 그 사람처럼, 그 삶이 돼서 연기를 했을 때, 그것들을 안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에, 그 몇 장면들이 뇌리에 딱 박혔을 때, 적어도 3장면만 뇌리에 박혔어도 극찬을 받는다, 남우주연상 감. 그러면은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질문 하나 합시다. 배우는 뭔가요? 굉장히 근본적이구나, 하하하. 하하하, 대미를 장식할 만한 으아하하하학 하하하하하하 으아 - 빵 터지는 구나 마지막에, 굉장히 근본적인 질문을 빵 터뜨리는 구나, 이야 이거 감히 내가 상상도 못했다 나 이거. 무엇입니까! 배우, 배우는 무엇입니까. 무엇입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이 너무 들지만, 배우란, “아무것도 없음”이야. 어, 그날 그 배우를 만났다면 그게 그 배우의 전부였다고 생각해. 리규영 사장의 말을 빌려서 아무 것도 없음인 거 같애. 왜냐면, 우리도 굉장히 일회적인 사람들이고, 우리가 어떤 캐릭터의 삶을 그대로 살 순 없거든. 야, 희곡 속에 나오는 영화 속에 나오는 시나리오 속의 인생들은 너무나 안타깝고 힘들고 고생스러운 삶이야. 우린 그런 삶을 살 수 없다고. 우리는 그 순간에 그냥 연기로 담아낼 뿐이지. 그 이후에는 우리로 돌아와야 해. 배우들은 “아무것도 없음”이 돼야 한다고. 오늘 든 생각은 그거 같애. 너무 근본적인 질문이 들어왔네. 짜증나졌어! 하하하하하 짜증 확 났어. 어떤 배역을 맡든, 지금 27의 박준혁 씨가 어떤 배역을 맡든, 27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아니 그건 아닌 거 같애. 나는 솔직히 내 나이 잘 모르겠어. 아하 태어나서 산 지 27년 정도 됐으니까 27이라고 하는 거지 내 나이가 솔직히 몇 살인지는 잘 모르겠어.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한 마디. ……너무, 좋은 질문이다. 너무 좋은 질문이야. 답변 하십쇼. 세상에, 모든 여자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 껄껄껄껄껄, 나중에 꼭 써먹어야겠다 이거, 되게 괜찮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제가 한 말씀 드린다면 - , 저 외뤄와요. 근데 모르겠어. 세상의 모든 남자로서 답변 하십쇼. …역시 여잔 위대합니다. 난 그렇게 생각해. 노올구 있네! 하하하! 난 그렇게 생각해. 로마 제국을 번영시킨 건 황제들이 아니야. 난 그렇게 믿어. 대한민국을 이렇게 크게 키워준 건 대기업 아니야 아줌마야. 대통령 싸모님이야.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해. 왜냐면 난 또 여배우들을 만나다 보니까. 정말 여배우들은 위대해. 지켜보고 있으면 항상. 남자 배우보다 더? 어. 남자 배우보다 더. 남자 배우라는 한계가 있을까요 그럼? 솔직히 모든 일에 있어서 한계는 자기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 난. 그렇습니다. 그렇죠. 내일 영화 볼 거 골라야 하는데 그래요 내일 영화 볼 거 골라요. 그럼 녹음은 여기서 마칠게요.




Posted by 롤롤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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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angsony 2010.09.19 2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셜댓글 참 종다

  2. tonado2010 2010.09.19 2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위터에서도 소셜댓글되네

  3. Sdeers 2010.09.21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충무로 국제 영화제 성황리에 막을 내렸네요..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셨던 스텝들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언제나 응원했습니다 ^^

  4. Anne frank essays 2010.09.25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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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uy logo 2010.10.23 1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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