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림쇼입니다.
 충무로 리포터들의 이야기가 속속 업데이트 되는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입니다.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되기 한 시간전, 혹은 두시간 전 이지요. 이때쯤 되면 자동적으로 시계를 쳐다보게 되죠. 배는 인내심으로 겨우 버티는 내 맘도 몰라주고 속절없이 꼬르륵 거리기 일쑤구요.
 굳이 끼니때가 아니더라도 이럴때도 있죠? 모처럼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한 당신. 영화를 보기로 했지만 친구는 제 시간에 오지 않고 뭔가 출출하고 배는 고파옵니다. 먼저 팝콘을 사두고 기다릴까 싶기도 하지만, 점점더 구르륵 거리는 배는 간식으로 채워질만한 수준의 허기가 아니라고 재차 강조해오죠. 이쯤 되면 근처에서 간단하게 뭐라도 먹어야 겠다 싶어, 분명 주위를 둘러보게 될거에요.
 두 상황에 모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모니터 앞의 당신에게, 오늘은 정갈하고 담백한 한끼와, 그에 걸맞는 담백한 영화를 추천해 드릴까 해요. 그럼, 세번째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 '카모메 식당'


'카모메 식당'의 오가나미 나오코 감독은 모든 작품을 거창하거나 화려하게 만들진 않습니다. 만들어낸 모든 작품들이 일상이 뭍어나는 휴식과 삶을 그리고 있죠. 카모메 식당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인공인 사치에는 일본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듯한 도시인 헬싱키에 일본식당을 차립니다. 그러나 그녀의 자그마한 식당에서는 서양인들이 열광하는 화려한 스시나 여러 고명을 꽃처럼 얹은 캘리포니아 롤따위를 팔지 않습니다. 지극히 소박하고, 담백한 일본 가정의 요리들을 그녀는 재현해 냅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볼품없는 음식일 수도 있지만 계란말이나 미소국을 통해서 그녀는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지요. 우리가 매일매일 먹는 '한끼'는 굳이 대단한게 아니더라도 정갈함과 소박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일까요. 카모메 식당은 유명하지는 않지만 고향의 향수를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진짜 가정의 맛을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소소한 감동으로 가득 찹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매번 굉장한 맛을 찾는 당신에게, 오히려 일상을 통해 그 소중한 '한 끼'의 의미를 찾기를.



 

우리나라도 '카모메 식당' 못지 않게 소박한 한끼를 만드는 곳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오늘은 도심속에 자리한 비빔밥 카페 'bibigo' (구 소반. 이하 표기 비비고) 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회사와 대사관들, 신문사들이 죽 늘어서있는 광화문에 비비고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광화문 6번 출구에서 나와 왼쪽으로 걷다보면 미스터 도넛 건물 옆 빌딩 1층에 비비고가 있어요. 

비비고는 비빔밥을 주 메뉴로 해서 카페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비빔밥을 카페에서 판다니 뭔가 생소하기도 하고,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같기도 하죠? 그렇지만 비비고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카페같이 한적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담백한 한 그릇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답니다. 자 그럼, 비비고의 특별한 비빔밥 한 술 맛보러, 어디한번 들어가 볼까요?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나쳐 들어간 비비고에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비빔밥 카페라고 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무조건 떠올리시기도 할 테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요. 주변의 건물들이 모두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원들의 점심식사나 회식자리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광화문 광장을 달리던 청년이 와서 한그릇 뚝딱 해결하기도 하고, 여자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서로 비빔밥 한 그릇씩 앞에 놓고 수다를 떠는 곳이에요. 여기는 비비고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카운터 겸 주문 데스크랍니다. 비비고는 특별한 주문방법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해요. 뭐냐 하면...


바로 먹고 싶은 데로 비빔밥에 넣을 기본적인 야채와 고기, 소스등의 토핑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들어가면 비비고만의 특별한 비빔밥 주문방식이 담긴 브로슈어를 만날 수 있어요. 비비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빔밥과 비빔밥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플래터 형식의 비비고 라이스도 같이 주문받고 있어요.

조금 생소하긴 했지만, 못먹는 나물이나 야채가 있다면 뺄 수도 있고 더 먹고 싶다면 조금 더 주문해도 되는 방식이 좋다고 느껴졌지요. 고기나 기타 토핑 (소고기, 닭가슴살, 두부)을 선택하려면 기존 값에서 1000원을 추가하면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밥도 백미/ 흑미/ 발아현미/ 찰보리 (추가금 없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거! 소스도 고추장 쌈장, 레몬간장 소스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요.

요리사 분께서 친절하게 '어떤것들을 고르시겠어요?' 하고 물어봐주셨습니다. 저는 비빔밥으로 하고 밥은 백미, 소스는 참깨 소스로 정했어요. 


위에 보이는 사진의 아래에서 왼쪽은 비비고 라이스, 오른쪽은 비빔밥이랍니다. 다른 곳에서 먹을 수 있는 비빔밥과 별로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나물이 훨씬 그 종류가 풍부하다는게 비비고의 특징이에요. 방금 담근 듯한 동치미 국물은, 마치 할머니가 방금 장독에서 퍼주신것과 똑같은 맛이었답니다.

그리고 위쪽의 사진을 보세요. 오똑하게 서있는 소스 삼형제가 보이시나요? 비비고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주문하면 나오는 소스랍니다. 입맛에 맞게 짜 먹을 수 있도록 하나씩 팩으로 나오는게 신기해요.  

고기 토핑을 따로 주문하지 않고 먹으면 풀만 씹다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함께 들어있는 표고 버섯이 고기 못지 않게 맛있었어요. 주위를 둘러보니 여자분들이 더 많으셨어요. 배는 고픈데 많이 먹고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 때! 두 가지 욕심을 다 충족하고 싶다면 비비고를 들려 보는 것도 좋겠네요.

사실 어떻게 보면, 비빔밥은 우리나라 음식중에 가장 소박하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 어느 음식보다 가장 담백하고 그 옛날 할머니가 아무렇게나 쓱싹쓱싹 비벼주시던 맛을 떠올리기에 가장 좋지요. 그런 비빔밥이 이렇게 재탄생 할 줄이야. 말그대로 비비고에서 비빔밥을 '재 발견' 할 수 있었답니다! ^^



[림쇼의 추천!]
비비고에서는 메인 메뉴인 특별한 주문방식의 비빔밥 (돌솥 비빔밥) 이외에도 'Korean Tapas'라고 하는 특별한 사이드 디쉬들도 맛 볼 수 있어요. 누룽지 샐러드와 쌀만두, 떡볶음 같은 다양한 메뉴들을 즐겨보세요.

* 비비고는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 전화를 하면, 점심때 비빔밥을 Take out할 수 있답니다. 미리 주문해서 따끈한 비빔밥 싸들고 광화문 광장이나 근처 고궁으로 놀러가보는 것도 좋겠죠?

** 비비고 라이스를 먹을때는 요리사님이 추천하는 비비고만의 특별한 소스, 레몬간장 소스를 곁들여 드셔보세요!

*** 2층으로 되어 있는 비비고에서는 1층에서는 가벼운 메뉴를, 2층에서는 저녁메뉴와 특별한 샐러드등을 즐길 수 있어요. 누룽지 된장 국시/ 콩나물 국밥 반상도 비비고만의 특별한 메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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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비빔밥은 7000~8000원 선. 'Korean Tapas'는 6000~8000원선. 2층에서 즐길 수 있는 저녁메뉴 'bibigo dining'은 11000원 (누룽지 샐러드) ~ 20000원 (수육) 선이니 참고하세요 :)

[최고의 조합, 비비고 추천메뉴 Best!]
비비고 라이스
추천메뉴 A - 흑미+ 닭가슴살+ 레몬간장소스
추천메뉴 B - 발아현미 + 두부+ 참깨소스

비빔밥
찰보리+ 숯불고기+ 고추장소스

돌솥 비빔밥
백미 + 숯불고기 + 고추장 소스




꼬르륵, 이 글을 다읽는 새에 또 한번 참지 못하는 당신의 배꼽 시계 소리가 저에게도 들리네요. 오늘은 무얼 먹을건지 고민하시나요? 매번 다른거, 특별한거를 외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기운 허비하지 마세요. 원래 있었던 걸 특별하게 만드는 비비고 같은 곳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 그럴지도 모르죠. 원래 그러했던 것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게 단지 독특해 보이는 것일 수도요.

그러니 오늘은 애초에 있었던 것으로부터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카모메 식당과 비비고가 그러했던 것처럼요. 오늘뿐만 아닌 내일도, 다음날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몸과 마음의 허기를 일상의 재발견으로 다시금 채워보길 바래봅니다. 그럼 또 곧, 네번째 포스팅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림쇼였습니다!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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