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림쇼입니다.

요즘 종일 비가 오는데도 날씨가 더 이상 습하기보다는 선선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시나요? 알게 모르게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는 소리겠지요. 이따금 동남아처럼 갑작스레 쏟아지는 ‘스콜성’소나기에 짜증내기도 했지만, 슬슬 긴 옷을 꺼내 정리해두고, 이불도 도톰한 것을 미리 세탁해서 널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뭐든 미리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은 나쁘지 않고 도리어 즐거워지는 법이니까요 :)

충무로 국제 영화제도 이제 열흘도 채 남겨놓지 않은 채 미리 여러분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뜻하지 않은 산들도 넘어야 했지만 그래도 말이죠. 이제 시작이에요. 변함없이 다양한 이야기와 세계의 단면들을 들고 찾아가는 충무로 국제영화제를 많이 기대해 주세요! 기존의 즐거움과 신선함을 더해, 보다 거듭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짠, 하고 나타날 거에요.

오늘은 영화같이 기존의 매력과 새로움이 적절하게 섞인 공간을 지닌 핫 플레이스와 영화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그럼 다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가까운 곳에서 '혼'을 재발견 하다- 땡큐, 마스터 킴


오늘은 프레스 시사회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영화를 소개하려고 해요. 바로 <땡큐, 마스터 킴> 입니다. 2008년에 이미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다가오는 9월 2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거창하거나 스펙타클한 장면은 없지만, 마음과 마음의 교류를 통한 이야기를 다룸으로서 영화는 더욱 빛납니다.
 
호주의 내로라 하는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는, 우연히 한국의 무형문화재 28호인 '마스터 킴' 이 들려주는 즉흥적인 북장단에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수십번의 한국 방문과 '마스터 킴'을 찾기 위한 추적과정 속에서 그는, 한국에 숨어 있는 수많은 또다른 마스터 킴들을 만나기에 이릅니다.
 살아있는 듯 요동치는 한국의 전통음악과, 변형되어 그 자리에서 새로운 기교들을 창출해내는 재즈는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사이먼은 그런 한국의 전통음악이 가지는 동질적인 뿌리에 공감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원래 그대로 오롯이 그 자리에 있었던 음악과 혼의 뿌리를 찾아 나가는 호주의 '마스터'가, 그토록 소망해왔던 '마스터 킴'과의 만남을 이루게 될 수 있을까요? <땡큐 마스터 킴>은 그 뒤를 따르는 과정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는 점만 해도 참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구태의연하게만 느껴졌던 전통은,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특별하고 매력적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요.




사이먼 바커가 찾았던 '마스터 킴' 처럼, 항상 누군가에게 새로이 특별함을 선사해주는 공간으로 가볼까요? 오늘은 아기자기한 플레이스로 가득하다는 삼청동을 찾았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말씀해 드릴 <카페 도도&>(이하 도도&)이 바로 거기에 있거든요.
광화문에 있는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종로11번 버스를 타면 삼청 파출소에서 내려주어요. 옆으로 난 삼청동 카페 골목길을 따라 쑥 들어오세요, 그러면 저렇게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표지판이 보일거에요. 카페 도도&은 정독도서관 근처에 있답니다. 생각보다 찾기가 쉬워요. 좀 더 정확히 말해서, 북촌칼국수와 정독도서관 사이라고 하면 아시려나요 ^^



정독도서관을 향하는 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도도&의 뒷모습이 보여요. 이때 조금 두근두근했던 저랍니다. 왜냐구요? 이때까지는 도도&이 별반 다를바가 없어보였거든요. 양옥집 2층을 개조한 본관이, 다른 공간들과 너무 비슷해 보였죠. 매일 조금 더 특별한 곳을 소개해 드리고픈 저이기에, 평범한 그 모습에 조금 불안해 했던것도 같아요. 그러나, 골목을 돌아 정면과 마주하는 순간. 그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짠, 정면에서 바라본 도도&의 모습이에요. 다른 카페보다 한 공간에 건물이 두개 있는 것이 조금 다르죠?
원래 가정집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한 도도&의 본관은 이렇게 한옥 별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5월부터 개관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낮은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어 훤히 다 보이는 카페의 정경도, 그리고 종일 내린 비를 맞아 촉촉히 젖어 있는 잔디도 맘에 들었어요.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여전히 우산을 쓰고 걸어야 했지만, 지나가는 많은 외국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간신히 우산을 지탱한채 사진을 찍거나, 삼삼오오 들어가기도 했지요. 도도&의 편안한 매력을 따라, 저도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우산을 탈탈 털고 들어가, 간단한 음료를 시키고 별관인 한옥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마침 비가 계속 내려서, 비를피하려는 사람들로 만원인 양옥 본관에 비해, 한옥 별관은 고즈넉하기도 하고, 외국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위의 사진은 별관으로 들어가는 또 다른 입구입니다. 카페라고 하기에는 이렇게 보니 한정식집 느낌이 나는 듯^^; 도 하고, 하루 전통체험을 하러 홈스테이를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오랜만에 할머니댁에 놀러온 푸근한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정면으로 보면 일자형으로 된 작은 공간만 있는 줄 알았는데 또 그것도 아니더군요. 놀랍게도. 도도&은 본관이외에도 그 한옥이 완전한 하나의 집을 이루고 있었어요. 사이에 있는 자투리 마당을 두고, 별관은 안쪽 디귿(ㄷ)자 형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 나라 전통 가옥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정겨운 창호지문과 싱그럽게 자란 손바닥 정원의 키낮은 나무들, 그리고 나무로 된 마루까지- 보이시나요?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한옥의 매력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서 참 좋았답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여유로움과 만날 수 있답니다.
곧 비가 그쳐서 사람들이 모두 나가더라구요. 그래서 혼자 그 별관을 다 차지한 듯, 앉아서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안도 세심하게 만들어서 지붕도 정말 전통양식으로 쌓아올린 나무 기둥들이 보이고, 마루도 나무였어요. 안에 들어서니, 외관과는 달리 전통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보다는, 도리어 세련된 느낌이 들었달까요. 서양식 샹들리에와 색색 창호지가 덧대어져 있는 전등이 함께 매달려 있는 것도, 한국식 문살이 인상적인 창문에 깔끔한 레이스 커튼이 하늘거리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오늘날과 어제를 함께 가져다 놓은 것 같달까요. 도도&은 그런곳이었답니다.




[림쇼의 추천!]

* 삼청동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이나,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 볼때 다소 가격이 높은 감이 있습니다 ^^;  핸드 메이드 브랜딩을 자랑하는 커피는 한번쯤 마셔볼만 하답니다 :) 테이크 아웃하면 3800원에 즐길 수 있어요. 그 외 음료들은 5000원에서 7000원 사이 선 이니 참고하세요~

* 만들어지는 빵과 스위트 (초코렛 혹은 타르트,케잌), 와플등은 모두 그날그날 수제로 직접 만든답니다. 때문에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어요. 15000원 선 이내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단 와플등의 테이크 아웃은 어렵습니다-

* 광화문과 경복궁, 정독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서울 고샅길 코스도 즐겨보세요!




다가가기 어려웠던 것이 흥미롭게, 그리고 보다 매력있게 다가올때가 우리에게 종종 있지요. 도도&도 우리에게 그러한 것 같습니다. 조금은 닳아버린 나뭇바닥의 삐걱거림도, 에어컨을 굳이 틀지 않아도 자연스레 시원해지는 공기도 '아, 그토록 어색하기만 했던 것에 이런 매력들이 있구나.' 알게 해주니까요.
오늘을 살아가는 그대, 한번쯤은 어색하게 느껴지고 낯설었던 것에 조금은 정을 붙여보는게 어떨까요? 혹시 모르잖아요. 도도&이 가진 그 공간처럼, 의외의 편안함과 익숙함을 줄지도 모르니까요. 당신이 그런 영감을 줄 수 있는 특별한곳과 항상 마주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물론, 저도 그런 곳과 이야기들을 더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 그럼, 곧 또 다른 여섯번째 특별함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림쇼였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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