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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6 [톡톡] 영화제에서 가장 꼴불견인 관객은? 7

일년치 스케줄이 온갖 영화제로 빼곡히 차있을만큼 평소 영화제 찾기를 즐기는 칩순이(난 한가한 여자)
이 영화제 저 영화제 발품팔며 돌아다니다보면, 호수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운 칩순이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진!상! 관객들이 더러 눈에 띕니다. 평소에도 영화관람매너가 꽝인 관객들을 종종 목격하며 살지만, 영화제 꼴불견인 관객들은 일반적인 진상 관객들과는 그 성격이 쪼매 다르답니다.

자, 그럼 영화제에서 꼴불견인 관객들의 유형을 한 번 살펴볼까용? (찔린다면 그대들이 지는 거~)

 시간엄수는 기본이라규!

영화제에 뼈를 묻겠노라 다짐했던 200X년, 푸릇푸릇한 대학생이었던 칩순이는 모 영화제 상영관 관리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답니다. 대부분의 영화제는 관객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하여 상영 시작 약 15분 이후부터는 상영관 입장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방침을 아무리 강조해도 꼭 늦게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5분도 아니고 10분도 아니고 무려 30분 씩이나 - _- 영화제 자원활동가들은 영화제 시작 이전부터 영화제 방침에 대해 빡세게 교육을 받는지라, 어느 정도의 유도리는 허용될지 몰라도 영화제 방침을 어기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먼 곳에서 왔는데 왜 안들여보내주냐, 내돈주고 영화보러 왔는데 누가 날 막을쏘냐! 하는 무대뽀 관객들이 가끔씩 있어요. 이런 분들께 까놓고 드리고 싶은 말씀-지금 상영관 안에 계신 관객들도 먼 곳에서 오신 분들이고, 저분들이 지불한 티켓값에는 영화를 볼때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요금도 포함되어 있다규요! 그러니 줴발, 영화제에서는 상영시간을 엄수해주세용.
자비? 자린고비의 준말인가여? 영화제 자봉 사전에도 자비란 없습니다! 쿠캬캬.


 소근소근 속닥속닥, 그 입 다물라!

이건 영화제에 순수한 관객으로서 참가했을 때 칩순이가 피부로 직접 느낀 거예요. 영화제만 가면 영화보면서 말하고 싶어 환장하신 분들이 간혹 있거든요. 아니,왜,꼭,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여자친구 귀에 대고 본인의 영화지식을 과시해야만 하나요.. ㅠ_ㅜ "저 감독이 말이야~ 데뷔작이 뭐였는데 말이야~ 그 영화에서의 미장센이 어쩌고 저쩌고~~" 엿듣기 싫어도 들리니 들을 수 밖에요. 뚫려있는 내 귀를 탓해야지 - _- 영화볼때 말많은 사람은 정말이지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칩순이, 이런 분들이 주변에 앉으면 (속으로만) 이렇게 외친답니다. "비디오방 가~ 가서 떠들란마랴, 이것들아!!"

 아는 것 많아 좋으시겠쎄연~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대화가 아닌 연설을 하고자 하는 관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진상 오브 진상이져. 사람마다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르고, 감상의 깊이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전문적으로 영화를 분석하고, 누군가는 딱딱한 분석보다 가벼운 감상에 무게중심을 두죠.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운 시간이에요. 영화를 보며 품었던 궁금증을 감독과 배우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런 자리를 또! 본인의 지식나열의 장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장면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보면 될 것을 "해당 시퀀스에서 주인공의 눈을 클로즈업한 것은 내면의 불안함을 표출하기 위함인것 같은데여~이것은 머시기 감독의 19XX년작 영화에서 본 듯한데 일종의 데자뷰 효과가 아닌가 싶구여~감독님의 이전 연출작 <삐리리>,<빠삐코>와도 적잖은 유사성을 지니는 것 같습니다...그 후 약 10여분간 이어지는 블라블라- " 이런 식으로 질문 아닌 질문으로 던지는 거죠. 말그대로 관객과의 '대화'이니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상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지만, 어려운 용어를 줄줄이 쏘세지처럼 나열해가며 연설에 가까운 감상을 늘어놓는 분들은 칩순이가 보기엔 솔직히 쪼꼼 눈꼴셔용. 힛. 


 과도한 영화욕심, 아서라 아서

영화제에 오면 당근 영화욕심이 납니다. 칩순이도 영화제 순회 초기 시절, 중간중간 밥 먹는 시간만 빼놓고 영화 세 편을 연달아 몰아친 뒤 자정부터 심야연속상영까지 보고 다음날 골골대며 길바닥을 기어다녔던 게 생각나는군요.(훗) 몸이 상하는 건 물론이고, 체력적으로 후달리면 영화를 보는 중에도 집중을 하기 힘들어요. 결국 보나마나했던 영화들만 늘어나고 기억에 오래남는 작품은 없죠. 짧은 일정 속에서 최대한 많은 영화를 소화하고 싶은 시네필의 심정은 칩순이도 십분 이해하지만, 영화때문에 몸 버리면 안되잖아요?;; 자고로 양보다 질!이니까 시간배분을 잘해서 [나만의 필수관람작] 위주로 감상하시구요, 남는 시간에는 영화제에서 준비한 행사와 이벤트들도 즐겨주시와용.

영화만 주구장창 내리보면 이렇게 다크서클이 심해집니다아~영화제에서 즐길 게 얼마나 많은데!


 무찌르자 쩍벌남 + 머리치워 머리! 앞좀 보게 치워!

이건 비단 영화제 관객들에만 한한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좌석과 좌석 사이엔 칸막이라는 것이 존재하거늘! 기계체조하듯이 다리 쫙쫙 찢다시피하는 쩍벌남들, 제발 다리 좀 오므려주세요. - _- 칩순이랑 <무릎과 무릎사이>를 찍고 싶은겨? 왜 그쪽 무릎이 내쪽으로 넘어오고 지X이야!(라 외치고 싶은 소심한 1인). 그리고 머리가 큰 건 본인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지만 말입니다. 운나쁘게 그 뒤에 앉은 사람은 영화보는 내내 거북이처럼 목을 쑥쑥 뽑아야 한다는 거~ 칩순이는 앞좌석 위로 불쑥 솟아오른 머리를 볼 때마다 과학시간에 배운'옴의 법칙'과 '오메가 시계'가 자동적으로 떠올라요. Ω <--요 기호랑 비슷해 보이거든요(들린다들려,돌날라오는소리;). 옴의 법칙을 몸소 보여주시는 분들이야 본인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거라 해도, 대한민국 쩍벌남들에게 고하노니! 전철에서 괴롭히는 걸로도 모자라서 극장에서도 괴롭혀야 쓰것니? 대형집게로 다리 콱 집어불라!


 다리 오므릴래, 회심의 니킥 한 방 맞고 정신차릴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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