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영화제가 열리는 서울시 중구에는 대표적인 맛골목 세 군데가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칼칼한 맛을 전수해온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 분식은 너 하나만 믿고 간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를 'DJ 오빠'라는 시대적인 아이콘과 더불어 발전시킨 신당동 떡볶이 골목, 50여 년 전, 든든하면서도 싼 안주거리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서서히 자리를 잡은 장충동 족발 골목이 바로 그것이지요.
위의 맛골목들은 중구에 사는 시민들보다 외부인들의 방문이 더 잦을만큼, 서울 시민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곳이에요. 특정 지역을 방문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비단 미각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를 함께 흡수하는 뜻깊은 일이니까요.
자, 그리하여 오늘 칩순이가 준비한 것은!!
중구를 대표하는 맛골목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는 포스팅이 되겠습니다~*
평소 칩순이가 맛골목을 순회하며 느꼈던 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도록 할게용
맛골목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두 눈을 번뜩이며 접근하는 줌마군단에 의해 결정권을 상실한 채 이리저리 표류하게 됩니다. 너, 전자상가 호객돌이! 너, 나이트 삐끼! 26년간 호객행위의 한 우물만을 파오신 호객행위의 달인 줌마군단 앞에서 명함조차 내밀지마라! 지나가는 행인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끌며 친히 가게 문턱까지 인도해주시는 그 능동적인 모습이란~ ("ㅁ") 부담스러우리만치 저돌적으로 들이대는 줌마군단의 가열찬 호객행위에 정줄을 안드로메다로 전송시켜버린 칩순. 가까스로 정신줄 부여잡고나니 눈에 들어오는 건 낯선 식당 풍경이고...탁자엔 가지런히 배열된 숟갈과 젓가락이 놓여있고...곧이어 빠른 속도로 기본 반찬들이 깔리기 시작하는데...(나,낚였다!) 인터넷이나 주위 사람의 소개로 미리 가고자 마음먹은 맛집이 있다면, 맛골목 초입부터 앞만 보고 자신있게 당당하게 걸으세요. 어설프게 초짜 티 팍팍 내면서 프린트해온 맛집 정보 들춰보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식당 위치 묻는 전화까지 한다면? 줌마군단의 레이다망에 딱 걸린 겁니다!!
KBS여섯시 니고향에 소개되려다 만집, SBS출발 이브닝와이드에서 취재할 뻔한 집 등등
-다수의 언론보도는 옵션
언론이 힘이 강력하긴 한가봐요. 요즘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동네 식당만 가도 벽면 가득 'XXX에 소개된 집'이라는 소개글이 걸려있으니 말이에요. 사람들의 입소문보다, 방송이나 지면 등 언론매체를 통해 '맛집'으로 소개되는 것이 음식점 홍보에는 직빵!이라는 말쑴. 맛골목에 가면 언론보도사례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마케팅 방법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맛골목에서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집이 오히려 드문 것 같아요. 방송에 해당 음식점이 나온 화면을 캡쳐해서 간판에 넣는 것은 물론, 별도의 구조물과 현수막까지 설치해서 'XXX에 나온 집'임을 강조합니다. 얼마 전 [무한도전]의 '일자리는 미래다'편에서 박명수씨가 1일 도우미로 일했던 모 갈치조림 식당은 방송에서 보여진 주인 아주머니의 후덕한 모습 덕분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죠. 하지만 방송은 어디까지나 방송이라는 거~ 되도록 좋은 모습만을 거르고 걸러서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특징이므로, 방송을 통해 각인된 이미지만을 생각하며 맛골목을 찾았다간 복닥거리는 주변 환경과 흡족하지 않은 서비스에 크게 실망하게 될지도 몰라요.
기본 2인분, 가격은 1X,000원, 물은 셀프, 공기밥 무한제공
-같은 메뉴, 같은 가격, 같은 서비스
맛집과 맛집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 함께 뭉쳐서 집적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곳이 바로 맛골목이죠. 고로, 메뉴 통일과 가격담합은 기본입니다.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에 가면 어느 집이나 갈치조림 2인 이상을 시켜야 하고, 갈치조림에 곁들여 먹는 계란찜 메뉴와 가격대도 똑같아요. 심지어 상 위에 깔리는 기본 반찬의 개수와 종류도 엇비슷하답니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도 마찬가지. 떡볶이 2인분에 오뎅쫄면라면만두계란을 추가한 메뉴의 가격은 어느 집이나 비슷합니다. 차이가 나봤자 1,2천원 정도랄까요. 동일한 메뉴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마저 자로 잰 듯 똑같습니다. 물론 친절한 아주머니가 계신 집에 가면 조금 더 대접을 받을 순 있겠지만, 우리가 칙사대접을 기대하면서 맛골목을 찾는 건 아니잖아요?;; 기본적인 셀프 정신과 서빙하시는 아주머니들의 틱틱거림을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탑재하고 가면, 푸대접 받았다며 툴툴거릴 일은 없답니다~*
어느 맛골목의 어느 맛집을 가더라도, 오색찬란한 간판 안에는 반드시 '원조'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지전쟁에 버금가는 원조전쟁은 맛골목의 트레이드마크! 실상 먹는 사람 입장에선 그 집이 그 집이고 그 맛이 그 맛이지만(미식가들로부터 돌맞을 소린가요 헷), 음식점 주인 어르신들은 "우리집이 원조"라는 자부심 하나로 맛골목에서 수십 년을 버텨오신 거죠. 물론 여러 매스컴이나 인기 블로그들을 통해 소개된 '원조 맛집'은 대개 하나로 통일되어 있습니다.(검색하면 다나와~) 하지만 매스컴과 파워블로거들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쭈욱 맛골목 내 수많은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원조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장사를 할 거예요. 동일한 메뉴를 취급하는 좁다란 음식점 골목 안에서도 수십년간 원조논쟁이 지속되는 걸 보면, 현대사회에서의 오리지널리티란 참으로 위대한 가치를 지닌 게 아닌가 싶어용. 칩순이도 칩순이만의 무언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초딩스러운 마무리(힛)
번개가 번쩍
천둥이 쿵쾅
정신없는 반나절이 후딱 지나갔네요
위의 맛골목들은 중구에 사는 시민들보다 외부인들의 방문이 더 잦을만큼, 서울 시민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곳이에요. 특정 지역을 방문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비단 미각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를 함께 흡수하는 뜻깊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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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리하여 오늘 칩순이가 준비한 것은!!
중구를 대표하는 맛골목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는 포스팅이 되겠습니다~*
평소 칩순이가 맛골목을 순회하며 느꼈던 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도록 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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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일루와~여기 방 있어~맛있게 해줄게~(우리집 안와도 좋으니)옆집은 가지마~
-맨투맨 마케팅의 최고봉, 줌마군단의 가열찬 호객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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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일루와~여기 방 있어~맛있게 해줄게~(우리집 안와도 좋으니)옆집은 가지마~
-맨투맨 마케팅의 최고봉, 줌마군단의 가열찬 호객행위
맛골목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두 눈을 번뜩이며 접근하는 줌마군단에 의해 결정권을 상실한 채 이리저리 표류하게 됩니다. 너, 전자상가 호객돌이! 너, 나이트 삐끼! 26년간 호객행위의 한 우물만을 파오신 호객행위의 달인 줌마군단 앞에서 명함조차 내밀지마라! 지나가는 행인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끌며 친히 가게 문턱까지 인도해주시는 그 능동적인 모습이란~ ("ㅁ") 부담스러우리만치 저돌적으로 들이대는 줌마군단의 가열찬 호객행위에 정줄을 안드로메다로 전송시켜버린 칩순. 가까스로 정신줄 부여잡고나니 눈에 들어오는 건 낯선 식당 풍경이고...탁자엔 가지런히 배열된 숟갈과 젓가락이 놓여있고...곧이어 빠른 속도로 기본 반찬들이 깔리기 시작하는데...(나,낚였다!) 인터넷이나 주위 사람의 소개로 미리 가고자 마음먹은 맛집이 있다면, 맛골목 초입부터 앞만 보고 자신있게 당당하게 걸으세요. 어설프게 초짜 티 팍팍 내면서 프린트해온 맛집 정보 들춰보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식당 위치 묻는 전화까지 한다면? 줌마군단의 레이다망에 딱 걸린 겁니다!!
KBS여섯시 니고향에 소개되려다 만집, SBS출발 이브닝와이드에서 취재할 뻔한 집 등등
-다수의 언론보도는 옵션
언론이 힘이 강력하긴 한가봐요. 요즘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동네 식당만 가도 벽면 가득 'XXX에 소개된 집'이라는 소개글이 걸려있으니 말이에요. 사람들의 입소문보다, 방송이나 지면 등 언론매체를 통해 '맛집'으로 소개되는 것이 음식점 홍보에는 직빵!이라는 말쑴. 맛골목에 가면 언론보도사례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마케팅 방법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맛골목에서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집이 오히려 드문 것 같아요. 방송에 해당 음식점이 나온 화면을 캡쳐해서 간판에 넣는 것은 물론, 별도의 구조물과 현수막까지 설치해서 'XXX에 나온 집'임을 강조합니다. 얼마 전 [무한도전]의 '일자리는 미래다'편에서 박명수씨가 1일 도우미로 일했던 모 갈치조림 식당은 방송에서 보여진 주인 아주머니의 후덕한 모습 덕분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죠. 하지만 방송은 어디까지나 방송이라는 거~ 되도록 좋은 모습만을 거르고 걸러서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특징이므로, 방송을 통해 각인된 이미지만을 생각하며 맛골목을 찾았다간 복닥거리는 주변 환경과 흡족하지 않은 서비스에 크게 실망하게 될지도 몰라요.
기본 2인분, 가격은 1X,000원, 물은 셀프, 공기밥 무한제공
-같은 메뉴, 같은 가격, 같은 서비스
맛집과 맛집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 함께 뭉쳐서 집적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곳이 바로 맛골목이죠. 고로, 메뉴 통일과 가격담합은 기본입니다.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에 가면 어느 집이나 갈치조림 2인 이상을 시켜야 하고, 갈치조림에 곁들여 먹는 계란찜 메뉴와 가격대도 똑같아요. 심지어 상 위에 깔리는 기본 반찬의 개수와 종류도 엇비슷하답니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도 마찬가지. 떡볶이 2인분에 오뎅쫄면라면만두계란을 추가한 메뉴의 가격은 어느 집이나 비슷합니다. 차이가 나봤자 1,2천원 정도랄까요. 동일한 메뉴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마저 자로 잰 듯 똑같습니다. 물론 친절한 아주머니가 계신 집에 가면 조금 더 대접을 받을 순 있겠지만, 우리가 칙사대접을 기대하면서 맛골목을 찾는 건 아니잖아요?;; 기본적인 셀프 정신과 서빙하시는 아주머니들의 틱틱거림을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탑재하고 가면, 푸대접 받았다며 툴툴거릴 일은 없답니다~*
여기가 원조, 여기가 원조의 원조, 여기는 원조의 원조의 할아버지...to be continue..
-원조 vs 원조, 대를 이어 계속되는 원조전쟁
-원조 vs 원조, 대를 이어 계속되는 원조전쟁
어느 맛골목의 어느 맛집을 가더라도, 오색찬란한 간판 안에는 반드시 '원조'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지전쟁에 버금가는 원조전쟁은 맛골목의 트레이드마크! 실상 먹는 사람 입장에선 그 집이 그 집이고 그 맛이 그 맛이지만(미식가들로부터 돌맞을 소린가요 헷), 음식점 주인 어르신들은 "우리집이 원조"라는 자부심 하나로 맛골목에서 수십 년을 버텨오신 거죠. 물론 여러 매스컴이나 인기 블로그들을 통해 소개된 '원조 맛집'은 대개 하나로 통일되어 있습니다.(검색하면 다나와~) 하지만 매스컴과 파워블로거들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쭈욱 맛골목 내 수많은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원조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장사를 할 거예요. 동일한 메뉴를 취급하는 좁다란 음식점 골목 안에서도 수십년간 원조논쟁이 지속되는 걸 보면, 현대사회에서의 오리지널리티란 참으로 위대한 가치를 지닌 게 아닌가 싶어용. 칩순이도 칩순이만의 무언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초딩스러운 마무리(힛)
번개가 번쩍
천둥이 쿵쾅
정신없는 반나절이 후딱 지나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