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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8 데일리팀이 선정한 추천 영화

영화제가 반 이상 지나간 시점에서,
관객들의 반응과 데일리팀이 본 영화들 중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을 정리해 보았다.
아쉽게도 이미 지나가 버린 작품은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겠지만
아직 상영이 남은 영화들은 꼭 챙겨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한 여자와 그 형제의 속사정 Lovers of Hate

USA l 2010 l 93 min l HD l Color

Bryan POYSER 브라이언 포이서

 

영화에 대해 굳이 설명하자면 삼각관계 이야기이지만, 실은 어딘가 조각이 나 있고 결함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루디와 폴은 형제인데 성격은 하늘과 땅이다. 폴이 낙천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상징하는 반면에 루디는 실패를 보여준다. 이런 루디에게는 곧 전처가 될아내인 디아나가 있다.

폴은 자신감에 차서 형 몰래 디아나와 탐욕스러운 관계를 맺고, 루디는 그저 폴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로 갈등이 고조된다. 선댄스 키즈 특유의 영화들처럼 씁쓸하고 신랄한 코미디 속에서 무척 인간적인 시선이 느껴진다. 얄팍한 인격들을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과 더불어 <한 여자와 그 형제의 속사정>은 이 과정을 서스펜스로 이끌어간다. 집안에서 쫓고 쫓기는 걸음걸이 하나에 스릴이 느껴진다. 특히 루디가 처절하게 샤워하는 장면은 히치콕의 <사이코>의 샤워장면에 버금갈 정도로 뇌리에 오래 남는다. (물론 전혀 다른 구질구질한 의미로) 살얼음 위를 걷듯, 스릴과 서스펜스, 그러나 그보다 더 신나는 킥킥거림으로 볼 수 있는 영화이기에 독립영화감독이 아니고는 발휘할 수 없는 번득이는 재치와 지혜로 가득 찬 영화. 세 캐릭터의 수다와 그들의 걸음만으로도 90분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9월 9일 목요일 15:30 감독과 배우의 GV가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살인의 강 Blood Innocent

Korea l 2009 l 110 min l HD l Color

Director 김대현 KIM Dae-Hyeon

 

강렬한 제목만 들으면 핏빛 스릴러 같지만 잔혹극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는 1985년 전북 삼덕을 무대로 시작해 재빠르게 4개의 시공간을 거치면서 2002년에 도착한다. 어린 시절 동시에 짝사랑했던 명희의 죽음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친구 동식(신성록)과 승호(김다현)는 18년의 세월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동안 동식의 누이 진희와 형 경식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행의 수레바퀴는 계속 굴러간다. 이 영화에서 강은 살인의 장소가 아니라 시대의 슬픔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공간이다. <살인의 강>은 통속적인 범죄 장르 영화처럼 범인을 찾는 게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역사라는 거대한 물결 안에서 희생당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의 상처와 고통을 어루만지고 있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이들의 비극을 묵묵히 애도한다. (전종혁 기자)



중경 블루스 Chongging Blues 

China l 2010 l 110 min l 35mm l Color

Director 왕샤오슈아이 Xiaoshuai WANG

 

Director’s words

 

항상 큰 도시에서만 성장해서인지 영화를 찍을 때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도 나는 늘 도시의 이방인인 것만 같다. 이점이 내가 도시의 속내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세 번째 영화에도 도시의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중경은 조금 독특한 곳이다. 이곳은 전적으로 현대 중국의 모습을 대변하는 곳이다. 노동자들과 형편없는 건물들이 즐비한데도 도시의 분위기는 이상하게 서로 친밀하고 다정한 구석이 있다. 게다가 이 큰 도시를 감아 휘도는 강에 매료되어 중경이 좋았다. 이 강을 무대로 나는 항상 어딘가로 움직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남자는 중경에서도 생업을 위해 배를 타고 어딘가로 나가 있다. 이혼 후에 그는 더 멀리 떠나 버린다. 그리고 지금은 바다에서 항해하며 떠다니는 운명이다. 이런 그가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떠나는 여정은 남자의 감정을 대변하고 영화는 그 길을 뒤쫓는다.     




날 꼭 안아줘 Hold Me Tight

Denmark l 2010 l 80 min l 35mm l Color

Director 카스파르 문크 Kaspar MUNK

 

이 영화에는 십 대의 외로움, 무시, 집단에서 받는 압력, 자살 그리고 정체성 등 다양한 테마들이 흘러간다. 그리고 작은 사랑이야기도 하나 그 물길을 이루고 있다. 영화는 수업 중에 생긴 사소한 일이 급물살을 타면서 손쓸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다. 프로듀서가 인터넷으로 한 커플에 대한 기사를 읽은 후 영화로 발전하게 되었다. <날 꼭 안아줘>에서 일어나는 일은 실제로 폴란드의 한 교실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일련의 법정 소송으로까지 확대되었지만, 영화는 사건을 법정 물이나 범죄 물로 재구성하는 것 보다는 그 인물들에 집중한다. 그리고 인물들의 인생이 어떻게 침범당하고 그들을 흔들어 놓는지를 다룬다. 예민하고 깨어지기 쉬운 날카로움을 지닌 십 대의 시기를 관조한다.




 

검은 숲 Black Forest

Germany l 2009 l 79 min l HD l Color

Director 게르트 슈타인하이머 Gert STEINHEIMER
도시를 떠난 두 쌍의 연인이 시골에서 한적한 휴가를 보내고자 숲 속의 농장에 방문한다. 그리고 여행 중인 낯선 남자가 이들에게 찾아온다. 이런 전제만 들어도 호러 마니아들이라면 대충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이 갈 것이다. 허나 <검은 숲>에서 공포의 대상은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숲도, 부르주아 가정이나 행복한 연인을 끔찍하게 파멸로 몰고 가는 이방인도 아니다. 꽉 막힌 숲이나 이방인의 등장 같은 컨벤션은 그저 미끼(메가핀)에 불과하다. 게르트 슈타인하이머 감독이 내세우는 것은 낡은 텔레비전이다. 이 텔레비전은 거짓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면서 주인공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비디오 드롬>처럼 살아 숨쉬는 이 텔레비전은 사람들의 욕망을 왜곡하며 파국을 선사한다. 은근슬쩍 미디어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이 영화는 예상을 슬며시 벗어나는 하이브리드(변종) 스릴러다. (전종혁 기자)

 



원조교제 Student Services

France l 2009 l 101min l Digibeta l Color

Director 엠마누엘 베르코 Emmanuelle BERCOT

 

대학교 신입생 로라의 부푼 꿈은 오래 가지 못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집세와 생활비를 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돈이 필요하자 그만 매춘의 유혹에 빠지고 만다. 인터넷을 통해 50대의 남자 조와 만나면서 손쉽게 돈을 벌자 로라는 계속해서 매춘을 하려고 나선다.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매춘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프랑스 여대생들의 실제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모든 것이 화폐로 가치가 매겨지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여성들이 수량화되고 소비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로라는 벗을 때마다 정신은 황폐해지고 영혼은 불안으로 침식되어 간다. 몸을 팔 때마다 가격이 유로로 카운팅되는 영상은 세상의 잔혹함과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있다. 그녀가 벗은 것은 옷만이 아니었다. (전종혁 기자)





갱스터 록 Gangster Rock

Taiwan l 2010 l 100 min l 35mm l Color

Director 치엔 젠하오 Jen Hao CHIEN

 

 

대만에서 기록적인 흥행성적을 거둔 <하이자오 7번지>(2008)의 범일신은 이제 가수를 넘어 영화배우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하이자오 7번지>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로커였다면, <갱스터 록>에서도 그는 밴드 리더로 나온다. 이번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멤버들 모두 경제적 이유로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한다. 그 역시 지하도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하루는 쫓기는 건달을 만난다. 노래에 심취한 건달은 빈 지갑 대신 시계를 주고 간다. 그렇게갱스터이 멋지게 조우한다. 

그 갱스터가 밴드의 조력자로 나서면서 이제 밴드는 <갱스터>라는 앨범도 히트시키고 방송 출연도 하게 된다. <갱스터 록>은 한 밴드의 전형적인꿈은 이루어진다.’ 스토리지만, 마치 <무간도>의 유덕화와 양조위처럼 음악 감상실에서 나란히 음악을 듣는 로커와 건달의 모습에서 볼 수 있듯 갱스터 장르와의 코믹한 접합을 시도한다. 여자친구와의 갈등, 밴드 멤버들의 코믹한 모습, 그리고 갱스터와의 만남 등 음악영화 안에 다채로운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지금 조용히 꿈틀대고 있는 대만 메이저 상업영화의 현재라고나 할까. (주성철 기자)



혼돈의 봄 (Love Like Poison)
France l 2010 l 87 min l 35mm l Color
Director 카텔 퀼레베레 Katell QUILLEVERE

 

Director’s words

나는 항상 내 영화가 성인이 되려는 시기의 소녀를 그리는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소녀들이 어른의 길목에서 마주치는 어떤 순간, 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싹트는 자유의 순간에 나의 주인공들과 동행하고 싶었다. 그래서 각본을 쓰기 시작할 때는 이 주제와 소규모 예산의 접합점을 찾느라 가족을 등장시키게 되었는데, 점차 소녀를 둘러싼 어른들을 묘사하다 보니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비중 있게 연출되었다. 그래도 이 영화는 무엇보다 살고 있는 곳을 떠나고 싶어하는 모순에 빠져버린 소녀의 성장 영화에 더 가까울 것이다.

원래의 영화 제목인 폭력적인 독’(Un Poison violent)은 세르쥬 갱스부르의 노래에서 따온 말로 사랑을 정의하면서 쓰인 표현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조금 더 깊은 의미로 독이라는 것은 고통도 따르지만 우리를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모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독은 우리를 세상으로 이끄는 모순된 충동이기도 한데 주인공 아나에게 사랑은 그녀가 세상에서 경험하게 될 고독한 자유이다.




 

레오의 방 (Leo’s Room)

Uruguay, Argentina l 2009 l 95min l Digibeta l Color

Director 엔리크 부치치오 Enrique BUCHICHIO


Director’s words

<레오의 방>은 세상에서 혼자라고 느끼면서 고투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끄적거렸던 몇 개의 개인적인 글에서 시작된 영화다.

그러나 성지향성을 보통의 삶에서 떠오를 수 있는 많은 주제들 중의 하나로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포용하는 이야기이며, 한 편으로는 어떻게 그 지향점을 감지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고백의 연대기이다. 타인들이 나를 지나치게 심판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무거운 짐과 같은 비밀을 지닌 채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급한 마음에 뜻도 없는 고해성사를 하면서 조급한 상태인 누군가가 있다고 하자. 나는 이 지점을 풀어나가는 영화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영화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한 남자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가능한 많은 감정과 이해의 문을 열어두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가족 간의 유대, 사랑, 부재, 상실, 비탄, 죄책감,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욕망, 공포 그리고 물론 성적 지향 역시 한 문이 된다. 이 영화는 또한 우리의 삶 속으로 갑자기 뛰어들어와 마침내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과 만나는 어떤 우연한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디언식 순애보 Barking Water

USA l 2009 l 78min l 35mm l Color

Director 스털린 하르조 Sterlin HARJO

 

Director’s words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병원에 계신 할머니와 일주일을 보내면서 떠올랐다. 가족 모두 할머니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할머니는 나에게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건넸었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오랜 사랑의 이야기가 <인디언식 순애보>이다. 한 편으로 영화는 하나의 성공적인 실험이었다. 주제도 그렇지만 과정까지도 차별화된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자유로운 창의력을 중심으로 제작환경을 꾸리고자 했다. 배우들이 실제로 떠나고 있는 로드 트립의 즉흥성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다. 시나리오를 기본 청사진으로 삼긴 하였지만,현장의 즉흥적인 분위기가 더 좋을 때는 과감히 대본을 바꾸기도 하였다.


음악이 끝내주는 서정적이고 뜨거운 영화!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The Necessities of Life

Canada l 2008 l 102 min l 35mm l Color

Director 브느와 필롱 Benoît PILON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그려 내는 것이 영화라면,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보다 우리의 삶을 절실하고 따뜻하게 그린 작품은 없을 듯하다. 귀가 있되 들을 수가 없고, 입이 있되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병동에서, 아직도 팔딱거리는 맑은 심장으로 에스키모 아저씨와 프랑스어를 쓰는 소년이 진실의 언어를 나눈다. 이 언어는 서로의 상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병까지 치유한다. 브느와 필롱감독의 작품으로 2009년 미국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 작품부문에 캐나다의 후보작으로 출품되었던 영화이다. (한동신 프로그래머)




서브마리노 Submarino

Denmark l 2010 l 116 min l 35mm l Color

Director 토마스 빈터베르그 Thomas VINTERBERG

 

Director’s words

 

<서브마리오>는 덴마크 작가 요나스 T. 뱅트손의 소설이 원작으로, 나는 이 책의 직설적인 언어에 매력을 느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영화 속 인물들은 물속에서 가까스로 머리만 내놓은 채 현상유지만 하려고 애쓴다. 이 영화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제목은 실제로 머리를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고문 방식을 뜻한다.

영화의 인물들은 완전히 추락해서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이고 상황은 험악하기만 하다. 또 이들은 서브마리노가 머리 위에 있는 것처럼 현상유지를 하는 것도 벅찬 인생들이다. 게다가 생존이 급선무인 부류라 상황을 조망할 수 있게 뭔가 차분하고 현명한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다. 하지만, 자신이 음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있어도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성가신 이웃 The Man Next Door

Argentina l 2009 l 103min l HD l Color

Director 마리아노 콘, 가스통 뒤프라 Mariano COHN, Gastón DUPRAT

 

Director’s words

 

감독으로서 현대건축의 대가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시나리오에 이끌렸다. 그래서 영화의 큰 드라마 역시

주인공의 직업을 본떠 건축적인 틀을 따라서 연출해 보았다. 구체적으로는 40년대 르 코르뷔지에의 건

축물과 공간 디자인을 염두에 두었는데, 마치 이웃 사이의 지극히 평범한 사건이 코르뷔지에의 쿠르체

트 하우스처럼 윤곽이 분명하고 구조적으로 전환점들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독특하고 복잡하게 대지를 사용하는 것과 실내 계단들, 경도 투명성과 주변 환경을 중심으로 한 그의 건축 기법들을 통해 집을 도시 특유의 호전성과 이상현상을 상징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영화의 사건이 커짐에 따라서 이 도시성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취약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뱀파이어 로큰롤 Suck

Canada l 2009 l 91min l HD l Color

Director 로버트 스테파니크 Robert STEFANIUK

 

Director’s words

 

<뱀파이어 로큰롤>은 로큰롤과 코미디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섞은 영화이다. 이야기는 대략 감독이자 배우이고 뮤지션인 스테파니크의 경험에서 나왔다. 집밖에도 나가지 않는 밴드를 전전하며 지냈던 경험을 살려 영화로 만들었다. 이렇게 실제 경험담과 뱀파이어 요소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유머로 잘 어우러졌다. 애초부터 감독의 계획은 구리지 않은 음악 영화를 만들어서 판돈을 올린 후 그 영화를 구리다” (Suck)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뱀파이어 소재는 음악 작업을 하던 중 떠오른 것이었는데 실은 마약에 중독돼 나락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상징하려고 했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삶이 망가진 사람들 모습이 약에 중독되듯이 뱀파이어는 피에 중독된 것으로 연출하였다. 



버스 따라잡기 Oldboys

Denmark l 2009 l 100 min l 35mm l Color

Director 니콜라이 스틴 Nikolaj STEEN

 

Director’s words

 

늘 같은 하루하루, 단조롭고 따분하기도 한 일상에서 가끔은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두 명의 남자가 차 안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둘은 성격이나 직업 등 살아온 환경에서 비슷한 것이 한구석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처음과 다르게 점점 한 동지가 되어간다. 둘 다 외롭고 두 인생 모두 정체상태인 것이다.

광활한 스웨덴의 탁 트인 배경과 차 안에서 느끼는 밀실 공포증이 대조를 이루는 부분은 영화 속 주인공이나 우리가 삶 속으로 진짜 뛰어들지 않으면 외로움뿐인 인생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두 남자는 그저 꿈만 꾸고 있으면 인생이 그 모든 것을 저절로 이뤄주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인생의 다음 단계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 자체를 주저하고 꺼려왔다. 그런데 영화 내내 꼭 한 명은 차를 뭔가 뜻밖의, 유쾌하지만은 않은 곳으로 끌고 가면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점차 막연히 그리워하던 인생의 정수로 다가가게 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그렇다. 이건 너무 진부한 클리셰다. 그런데 한 가지 사실은 이 격언이 진짜 맞다는 것이다.




내 이름은 칸 My Name Is Khan
India l 2009 l 127 min l Digibeta l Color
Director 카란 조하르 Karan JOHAR

제 이름은 칸이고 전 테러리스트가 아니에요.” 볼리우드 대표 배우인 샤룩칸은 실제로 공항사무실에서 2시간 동안 결백을 주장하며 이 말을 해야 했다. 이 말은 샤룩칸이 출연한 영화의 주인공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자폐증 보다는 완화된 상태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영화의 주인공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다. 지독할 만큼 정직한 이 남자는 그곳에서 아름다운 싱글맘인 만디라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은 결혼을 하지만 9.11 사건으로 둘은 결별하게 된다. 가정을 다시 꾸리겠다는 일념으로 칸은 9.11로 트라우마를 입은 미국을 횡단한다. 이슬람과 서구 문명 사이의 조우를 감동적이고 극적인 사랑 이야기인 이 영화는 각본과 연출을 한 카란 조하르 감독 자신의 배경이기도 하다. 샤룩칸은 나는 알라에게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말하는 것이 사람들 모두에게 감동적인 장면들이 되길 기도한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 곳곳에 너무나 필요한 분별심, 평상인 상태로 돌아가는 것, 또 소박함을 다시 찾는 것에 한 걸음 다가가도록 이 영화가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


 

어느 날 One Day
Taiwan l 2010 l 93min l 35mm l Color
Director 허우치얀 Chi-Jan HOU 

Director’s words

 

19살 때 나는 시험을 준비하느라 늘 도서관에 있었다. 뭔가에 몰두하는 공간이라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짬짬이 엎드려 졸곤 했었는데 그럴 때는 발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히 복도를 걸었었다. 저 달콤한 잠에서 사람들은 어떤 꿈을 꿀까 궁금해하면서.

22살 때는 타이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군 복무 중이었다. 보초병으로 있으면서 매일 밤 받는 사람도 없는 전화를 걸면서 그나마 가까운 도시의 불빛을 바라봤다. 나에게는 이 순간이 청춘의 외로움과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사랑의 본질 같은 것에 대해서 느끼는 때였다. 제대하면서 가까운 도시로 가는 배에 타, 밤의 파도소리와 당시 내 유일한 친구였던 장혜매의 청해를 들었다.

세월이 좀 흘러 나는 이 기억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는데, 도서관과 배 위에서의 일들은 나를 넓히고 만들어 준 연결점들이었다. 그리고 모든 이 조각들이 모여 <어느 날>이 태어난 것이다.

영화는 현실을 넘어설 수 있고 또 갈피를 못 잡는 기억들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동안 품었던 그때의 열정과 어떤 기대감은 결코 꾸밀 수 없다.



회색 악마 The Lesser Evils

Poland l 2009 l 104 min l 35mm l Color

Director 야누시 모르겐스테른 Janusz MORGENSTERN

 

주인공인 카밀은 그 시대의 전형적인, 하지만 약간은 특이한 성격을 지녔다.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 시대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카밀의 아버지는 영리하고 기만적인 인물로 회색 악마라는 말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변명하는데 여기에서 이 영화의 제목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카밀은 자기의 야심과 자만에 스스로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이지 않다. 10년 만에 새 영화 <회색 악마>를 선보인 폴란드의 명장 야누시 모르겐스테른 감독은 1980년 ‘폴란드의 봄’을 사는 얄팍하고도 방종한 젊은 지성인을 통해, 사회의 진정한 악마가 누구인지를 되묻고 있다.


어떤 가족 A Family

Denmark l 2010 l 102min l 35mm l Color

Director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Pernille Fischer CHRISTENSEN

 

누군가의 딸이나 아들이 되는 것, 가족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가족은 축복의 선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강요된 것이기도 하다. 가족은 특권과 의무를 모두 지닌 양면성을 지녔다. 우리는 가족들이 변하지 않기를 꿈꾸지만 인생이 변해가듯 가족도 서로 변해간다. 떼어 버리려고 해도 가족이라는 존재는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 찾아가야 하는 곳이다. 첫 장편영화 <어떤 가족><소프>(2006)로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은곰상을 거머쥐며 일약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 감독이 된 페르닐레 피쉐르 크르스텐센의 최신작이다. 영화는 감독 스스로 가족은 무엇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하듯, 오늘날 무엇이 가족을 가족답게 하는지 해답을 찾아간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





아무도 지켜주지 않아 Nobody to Watch Over Me

Japan l 2009 l 118min l 35mm l Color

Director  키미즈카 료이치 Ryoichi KIMIZUKA

 

오빠가 살인용의자로 체포된 십대 여자아이가 있다. 그리고 경찰은 여자아이를 보호하게 된다. 살인사건에 분노한 대중은 이미 이 남매의 삶을 재판한 후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춤추는 대수사선’ TV 시리즈로 유명한 키미즈카 료이치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일본 사회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을 한다. 특히 영화의 사실성을 더하기 위해 핸드헬드로 촬영한 부분은 의도적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연출하여 사회적 주제를 드러냈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우리는 현대사회의 고립된 면을 엿볼 수 있다.





아미 오브 크라임 The Army of Crime

France l 2009 l 139min l35mm l Color

Director 로베르 게디귀앙 Robert GUÉDIGUIAN

 

현대 프랑스 영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나치가 점령한 파리를 배경으로 2차 대전 당시   자유와 조국을 위해 싸우는 레지스탕스의 이야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이 오브 크라임>은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되어 평단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은 대작이다. 파리의 아웃사이더인 각국의 이민자들이 리더를 중심으로 조직을 갖춰가는 대목과 그들의 두려움, 갈등, 그리고 자유를 위해 목숨까지 던지는 상황들이 뜨겁고 열정적이다. 감각적인 아름다운 화면과 당시의 투쟁 장면을 재현한 스펙타클한 부분이 돋보여 시대극이지만 볼거리가 풍부하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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