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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7 [Fly To The Classic] 시민 케인 (1941)
덥다는 말만  되뇌이게 되는 요즘, 실외활동 최소화 하고 계신가요. 엘니뇨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눈치챘다는 듯 영화제작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들이 극장에 여럿 걸려있더라구요. 영화매니아 여러분들은 여름이 지나가도 재미난 영화 고갈될까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 쯤은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유승호 김민정, 참으로 빛나는 그들의 모습 뒤로 아로새겨진 서울충무로 영화제라는 글귀가 곧 현실의 세계에 안착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 앞서 고전영화를 조금씩 알아가자는 저 어쩌다Boy의 다짐은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에서의 방법 소개를 지나, 소위 명작이라 평가받는 고전영화들을 간략히 소개하며 고전영화에 대한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 앞으로 게재될 어쩌다Boy의 고전영화 리뷰 코너인 [Fly To The Classic]에서 다룰 작품은 영화평론가, 영화잡지 등 총 7개의 고전영화
추천목록 중 각 장르별로 가장 많이 추천된 영화위주로 선택하였음을 밝힙니다.

- 들어가기에 앞서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과거의 것이라는 이유로 높이 평가 받는 것은 당시 시대상황이라는 제약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시간적 흐름을 가진 시대상황이라는 제약요소의 변천사를 알아야만 과거의 것이 얼마나 동시대를 앞선 것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매력에 눈뜬 뒤부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를 흡수하기에도 바빴던 내게 고전영화를 섭취할 기회는 흔치 않았고, 이에 영화제작의 히스토리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합니다.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영화가 가진 시대를 앞선다는 면은 내용보다는 형식에 있기 마련이기에, 내용적인 측면에서 고전영화에 대해 소개하시는
pepe 님과는 조금 궤를 달리해 잠재적인 충무로 영화제 관객들에게 형식적인 측면에서 영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어쩌다Boy, 무턱대고 '시민 케인'을 보다.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머물기를 거부했던 시절, 영화 관련 서적을 뒤적일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영화 시민 케인.

영화학도들에게는 장면 하나하나가 교과서적인 의미를 지니며
, 시민 케인을 영상, 소리, 조명, 소품 등의 다각적인 측면에서 100번을 보면 영화를 깨친다는 얘기까지, 마음먹고 지적 호기심의 한계를 확인하는 글귀들의 연속이었다. 허나  이런 저런 핑계로 자신을 변호하기에 급급한 귀차니즘에 밀려 지적 호기심은 몇 년을 억눌린 채 2인자의 생활을 보내야만 했다. 때마침 찾아온 기회에 벼뤄온
시민 케인
을 볼 수 있었고, 노트에 무언가를 적으며 보겠다는 다짐과 달리 2시간을 멍하니 모니터에 홀려 있어야만 했다.







-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오숀웰즈씨 덕분이었군.


(1) 딥포커스 촬영기법 (deep-focus photography)

'시민 케인' 중 한 장면

"사람들은 각자의 눈이 있으니까 한 쇼트에서 보고 싶은 것을 보면 된다. 나는 무엇을 강요하긴 싫다." 

                                                                            -오숀웰즈-

천재적인 감독이자 연기 또한 일품이었던 오숀웰즈는 쿨한 한마디로 새로운 촬영기법을 소개한다. 딥포커스 촬영기법이란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에 관계없이 초점을 중앙에 맞추어 모든 화면을 선명하게 찍는 촬영기법'을 말하는 것으로써 감독이 자신의 의도에 따라 피사체의 특정부위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전경과 후경 모두를 선명하게 찍는 기법이다. 

오숀웰즈가 말한 것처럼 딥포커스 촬영기법은 관객에게 보다 능동적인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였고, 감독의 의도를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사실주의적인 연출 및 한 화면에 많은 사물, 인물을 담아내는 새로운 스타일의 미쟝센을 구사하기에 이르렀다.


(2) 플래쉬 백 (flash back)

'시민 케인'은 주인공 케인의 죽음으로써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관객은 아직 누군지도 모르는 케인의 죽음앞에 어리둥절해하며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보다 귀를 기울인다. 이처럼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이용하는 플래쉬백 기법은 기승전결의 전개에 비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기법이다. 현재는 심심치 않게 사용되는 이 기법은 "타이타닉" 에서 감동을 배가시키는 데 주효하게 사용되었으며, 최근 보기드문 SF 수작으로 평가되는
"DISTRICT 9"에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내는 역할을 해내었다. 한편 "500일의 섬머"에서는 기존의 플래쉬 백에서 나아가 시점간의 이동을 쉴새없이 바꾸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주인공들의 속마음을 보다 잘 표현해내기도 하였다.

                             "시민 케인을 통해 영화는 비로소 '촬영된 연극'에서 하나의 예술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 개봉 당시 한 영화기자의 말 - 

- 내 인생의 Rosebud?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데, 그 선택을 함에 있어 내 머리로 고려할 수 있는 변수는 실제 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니 후회라는 것이 안 생길수가 없는 구조다. 그렇기에 내 맘대로 흘러가 주지만은 않는 인생사의 굴곡이 많아질수록 '그때 그랬더라면..'하는 타임머신 기원제라도 올리고 싶은 순간이 하나씩 늘어나기 마련.

이런 내 속절없는 미련의 의미를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통해 다시금 정립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나의 행동을 수정한다면 관련된 사람들의 인생이 좋게든 나쁘게든 다 바뀌기 마련이기에 내 인생의 수많은 "Rosebud"는 설사 가능할지라도 쉬이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돌릴수 있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미련따위, 후회따위 남기지 않고 앞으로만 나가면 되는 것을 또 이리 생각이 많고 복잡하기만 한 인간이라는 군상이 한 편으로는 답답하고 한심하지만, 한 편으로는
감정이라는 것이 이성이라는 것과 얽혀있었기에 영화와 같은 예술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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