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림쇼입니다:-)
몇시간이 지나면 이제 다사다난했던 충무로 국제영화제와도 이별이군요. 10일. 결코 길지 않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도 아닙니다. 그래도 깊이 정들기에는 짧았다 싶었는데, 돌아보니 문득 아쉬워지고 금방이라도 그리워질 것만 같네요.그렇지만 영화제는 금새 1년을 돌아 새롭고 특별한 것으로, 또 충무로 국제영화제 만의 색깔을 채워 나갈 테지요. 그때에는 블로그 기자단으로써가 아니라, 순수한 관객의 입장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오늘 안내할 길은 그 마지막- ‘창조의 길’입니다. 서울에 산재해 있는 문화 공간들 중, 창의 적인 생각을 전달하는 장소, 그리고 그 의미가 담긴 길목은 어디가 있을까요? 지금부터 안내해 드릴게요.
림쇼가 만든 ‘창조의 길’ 루트 가정집. 디자인의 메카가 되다 <대림 미술관> -> 디지털 아카이브의 축 <일민 미술관> -> 청계천에 우뚝 세워진 거장의 작품. 올덴버그의 스프링 -> 인사동 디자인 북카페 ‘VOOk's' ->영화 관람하기 |
평범한 집. 디자인의 메카로 변하다. <대림 미술관>
대림미술관은 경복궁역 4번출구에서 나와 경복궁의 왼쪽 담벼락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보인답니다. 한적한 통의동 주택가 한쪽에 있어요. 느꼈던 첫 느낌 그대로, 사실 대림 미술관 건물은 한 가정이 살던 가정집이었답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프랑스의 건축가 뱅상 코르뉴가 리모델링 했고, 지금의 대림 미술관이 되었지요.
골목을 돌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윗 사진의 유리창 이랍니다. 몬드리안의 그림을 닮은 외벽의 창문은 단아해보임과 동시에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창문 하나 허투루 두지 않는- 가정집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건축가의 센스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답니다. 건물 전체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미 디자인 하나를 미리 관람하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현재 대림미술관에서는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전시회를 하고 있답니다. 선명하고 펑키한 색감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런 느낌의 디자인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폴 스미스. 그가 대림 미술관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고 여긴 건, 저뿐만이 아니었겠죠? ^^ 안을 휘 둘러본 후, 광화문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디지털 아카이브의 축. <일민 미술관> / <올덴버그의 스프링>
광화문을 지나다 보면 동아일보 사옥 옆에 자리한 투명한 원통형 건물과, 빼죽이 솟아오른 원색의 조형물을 만날 수 있지요. 일민 미술관과 거장 올덴버그의 작품 ‘스프링’이 바로 그것이랍니다.
동아일보 사옥을 리모델링해 지금의 모습이 된 일민 미술관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그 건물 모습이 오래도록 처음을 유지하면서 안은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답니다. 특히, 신인 작가들과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으거나 다큐 아카이브를 만드는 등의 독특한 일들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옆에는 몇 년전 올덴버그의 작품이 더해졌더라지요. 또 다른 팝아트의 거장인 그는, 현실속의 사물을 모두 크게 확대해 표현하는 것을 즐기기로 유명하답니다. 그가 청계천에 헌사한 작품 <스프링>은 외국인들이 관광 코스를 지나는 중 꼭 들러 사진을 찍고 가기도 할 정도로, 꽤 유명한 랜드마크가 되어 있답니다. 오래도록 그 모습을 유지해온 일민 미술관에서 매번 색다르게 열리는 전시회도 감상하고, 올덴버그의 조형물 아래에서 사진도 찍어보세요 :-)
* 일민 미술관의 디지털 아카이브는 그림을 관람하는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창구로써 각종 비디오 아트 및 다큐멘터리를 구비해두고 있어 일정 시간에 예약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답니다. 충무로 국제 영화제 만큼이나 특별한 영상들을 만나보세요.
인사동 디자인 북카페 'VOOks' (북스)
특별한 문화공간을 만들고 모두와 공유하는 일은, 비단 큰 기업이나 회사에서만 진행하고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일민 미술관에서 버스를 타고 5분- 그리 멀지 않은 곳 인사동에 위와 같은 바램으로 세워진 디자인 북카페 겸 갤러리 북스가 있습니다.
들어서면 한켠에는 그림이, 그리고 한켠에는 기역자로 세워져 꽉 찬 책장과 앉기 좋은 의자와 고풍스런 탁자가 보여요. 책장과 책상위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책들도 있지만, 주로 디자인 책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희귀본들도 많아, 독특한 감각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드나든다고 해요.
특히 최근에는 일반일들도 관심을 가지는 사진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교류를 하고 있는데요. 관장인 임동숙님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생활 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겼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의 많은 사진애호가들이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이 모여 스스로 다양한 행사를 꾀할 수 있는 모태를 만들고 싶었다." 라고 말하기도 하셨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창조의 공동체로 활용되는 북스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사진과 책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죠?
* 북스에서는 문화비 5000원을 받습니다. 문화비를 내면 커피 녹차 등의 음료수가 무료라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쉽사리 구할 수 없는 희귀본 아트북들도 만나보세요 :-)
림쇼의 추천! <창조의 길과 어울리는 CHIFFS 섹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분야에서 늘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창의 적인 활동들을 통해서 최고가 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지요.
그러나 CHIFFS의 크리에이터즈 섹션에서 무모한 시도를 고집과 특별한 독단(?)을 통해 기어이 최고로 만들고만 '창조주'들은 이 섹션의 영화들을 통해 말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놀라워 할만한 창조는-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발하는 빛이 아주 조그만 틈새로 새어나갈 때, 그 만큼의 틈만 있어도 폭발하는 '의외의 놀라움'이라고요. 그런 맥락에서 이 두가지- 매번 색다른 모습으로 서울의 이곳저곳을 수놓는 특별한 전시와 아이디어, 그리고 CHIFFS의 크리에이터즈 섹션은 그 뿌리가 서로 일치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간 긴긴 여정과 함께 동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나 갈 수 있을 법한 길을 되짚어 이야기하며 노심초사 했던 마음. 비오는 날 미리 점찍어둔 비밀 공간을 찾아 도둑고양이처럼 숨어들어 혼자 그 공기를 만끽했던 나날. 볼펜똥 지린 글씨들로 빼곡한 싸구려 수첩. 영화 티켓 몇장과 프레스증. 그리고 사람, 사람, 사람들. 짧은 시간안에 너무 많은 것을 만들어 준 충무로 영화제 네요. 굴곡속에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마지막이 왔고,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여러분은 10일간의 여정을 통해 무엇을 얻으셨나요? 특별하게 선별된 충무로 만의 영화를 통해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이나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영감이 전해졌으리라 믿어봅니다. 1년후 다시 돌아올 여정에 제가 오늘 같은 가이드 역할을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즐겨주세요. 다시 힘차게 뛸 '5회' 충무로 국제영화제와, 서울의 길을요.
사설이 길었네요. 어딘가에서 여러분과 또 정겨운 글로 마주치기를 고대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이상, 림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