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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6 [간격은 허물어졌다] No.7 로드무비를 보는 로드무비 속 등장 인물들 1

영화제와 개강으로 정신없는 건어물뇨자가 왔어요, 여러분ㅋㅋㅋ (스아실, 학교를 못가고 있답니다 '-')
곤파스가 한국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말로가 온다네요. 아무래도 가을은 입으로만 시작됐나봐요.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다고 하니 우산 꼭 챙겨서 나오셔야 합니다!

건녀의 일곱 번째의 이야기는 아기고기다리던 영화 이야기입니다.
CHIFFS를 찾아준 관객 한 분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그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입니다! 출-바-알!
이번에 이야기를 나눈 윤임씨는 사진을 원치 않으셔서 영화 스틸컷만 넣었습니다 -



9월 5일, 저 건어물뇨자와 이윤임 관객은 덴마크에서 온 "버스 따라 잡기"를 골랐답니다!
우선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홈페이지의 힘을 빌려 소개해드릴게요~

주인공 '바운'은 조용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50대의 독신 남성. 그의 독신 인생에 유일한 낙은 나이든 동료들과의 축구뿐이다. 해마다 떠나는 스웨덴 여행에서, 동료들은 가뜩이나 잊히기 쉬운 그를 실수로 주유소에 두고 가버린다. 갓 감옥에서 출옥한 존을 우연히 만나 그와 함께 동료들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면서, '바운'은 그 때까지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발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겸비한 탄탄한 시나리오가 돋보이는 로드 무비, 라고 해요! 보고 싶으시죠? 9월 7일 상영이 남아 있답니다 :D



# 평범한 로드무비?!

뇨자 : 저는 '코믹함과 진지함을 겸비한 탄탄한 시나리오'에서 이 영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웃을 수 있는 영화가 필요했거든요. 윤임씨는 어떻게 고르게 되셨나요?

윤임 :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어떻게 보면 뇨자와 비슷한 이유에요. 같은 시간에 상영하는 영화 중 가장 가볍게 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회사를 다니는 저로써는 가볍게 찾은 곳에서 무거운 영화를 보고 싶진 않았거든요.

뇨자 : 그래서 원하는 만큼 재미있으셨나요? 저는 솔직히 중간에는 좀 지루하긴 했는데, 소소한 웃음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음- 일본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윤임 : 저는 비교적 꾸준히 재미가 있었어요. 자연스레 웃음이 나는 상황들이 꾸준히 등장해줘서 재미있게 봤어요. 영화가 점심 때여서 배가 고팠던 거 빼면요. 하하하

뇨자 : 맞아요~ 저도 입장할 때 받았던 유선생님 과자 한 개로 100분을 버텼지 뭐에요ㅋㅋ

윤임 : 저도요! 한 개는 아쉬웠어요. 밥 때에 영화 보러 오는 관객에겐 두 개씩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하하. 그런데 영화 얘기는...?

뇨자 : 아! 먹을 게 얘기에 완전 삼천포로 빠졌네요. 저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본 영화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보는 동안 '텐텐'이라는 영화가 끊임없이 생각나더라구요.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 영화 속 상황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단순하게 보면 그냥 중년 남성과 청년 남성의 로드무비라는 점이 같죠.

윤임 : 뇨자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비슷한 면이 많네요. '텐텐'에서는 중년 남성이 범죄자였죠, 아마? 이 영화와 또 다른 다른 점은 산책을 제안하고, 제안을 한 중년이 먼저 돈을 주겠다고 하구요.

뇨자 : 윤임씨 얘기를 들으니 또 뭔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삐질) 아무래도 중년과 청년이 라는 설정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로드무비라고 하면 주로 청춘 영화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윤임 : 저도 거기엔 공감해요. 로드무비라면 뭔가 방황하고 있는 느낌을 주잖아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 역시 방황이라는 소재를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 비범한 로드무비?!

뇨자 : 네, 그렇지만 주인공 '바운'의 방황은 새로웠어요. 중년이라면 주로 인생에 회의를 느낀다거나 가정에서 소외받거나, 부인의 죽음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봐와서 그런가봐요. 중년의 싱글이라는 점이 새롭더라구요.

윤임 : 저는 새롭기 보다는 독특한 느낌이었어요.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 같은 느낌? '바운'과 '존' 그리고 '잔느'와 그녀의 아들 '페트릭'이 한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 같았거든요. 시놉시스에 써있는 '바운'의 자아 찾기보다 대안 가족의 하나를 제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요.

뇨자 : 오- 그렇군요. 결혼을 하지 않은 '바운'과 가족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존'이 서로를 친구처럼 대할 때 저 역시 친구보다 부자(父子)처럼 보이긴 했어요. 얘기를 나누고 보니 이 영화 닮은 영화가 많군요. 이제는 뭐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이상한 일도 아니죠.

윤임 : 맞아요. 그래서 고전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죠.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재미가 있잖아요. 표절과 오마쥬를 구분하는 경지에 오르고 싶을 대가 있죠. 뇨자는 어때요?

뇨자 : 저랑 비슷하신 면이 많으시네요. 근데 전 그런 경지에 오르면 완전 멀었습니다.ㅋㅋ 작품 대 작품을 찾기도 하지만 가끔은 단역배우 찾기 놀이도 즐깁니다.ㅋㅋ 엇, 그럼, 올 충무로영화제에 관해서 얘기 좀 나눠 볼까요?



#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라는 로드무비?!

뇨자 : 이번이 첫 방문은 아니시죠?

윤임 : 그렇죠. 저도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1회 때부터 방문은 했었어요. 올 해 영화제 사정이야 뭐 워낙 크게 알려져서 다 알고 왔는걸요, 뭐.

뇨자 : 그러시군요. 소문으로 듣거나 기사로 읽다가 막상 와보니 어떠세요?

윤임 : 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아무리 사정을 알고 오긴 했지만 직접 오니 안타까운 마음이 크죠. 근데 또 한 편으로 더 탄탄하게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영화는 어쩌면 좀 더 엄선해서 상영하게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해요. 그래도 115편이 좀 많은 것 같기도 하구요. 하하. 그래도 무사히 영화를 틀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내년을 위해 이렇게 작게나마 개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니까요.

뇨자 : 그렇죠. 충무로가 가지는 상징과 의미가 그리 쉬이 없어지면 쓰나요. 또 다른 건 없나요? 지적이든 칭찬이든.

윤임 : 음, 뭐랄까요. 이건 정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자세한 내부 사정은 모르지만 자원 활동가들의 보기 좋지 않은 태도들이 많아 씁쓸하더라구요. 요즘은 정말 영화를 좋아해서 하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고 들었어요. 저도 경험이 있는데, 제가 할 때만 해도 모두들 영화에 목숨 건 친구들이었거든요. 오늘 와서 느낀 건데 단순한 교육 문제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진지하지 못한 모습이 많았어요. 서투른 모습도 너무 많았구요.

뇨자 : 네, 그건 저도 사실 조금은 동감해요. 길게 코멘트하진 못하는 것만은 참겠습니다.

윤임 : 이런 얘기 씁쓸하네요. 그런데 이거 포스팅하는 데 문제없어요? 좋은 얘기가 없어서 어떡해요. 아, 맞다! 관객이 별로 없는 건 두 말하면 잇병나죠.

뇨자 : 문제 없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그건 비정상이라고 생각해요. 이 모든 것이 충무로영화제에 대한 애정이잖아요! 저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블로그 리포터가 아니라 한 명의 관객이라는 거! 그러고보니 오늘 본 '버스 따라잡기'처럼 지금 이 영화제도 한 편의 로드무비를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린 이 영화의 등장 인물들이구요. 로드무비를 보는 로드무비 속 등장인물! 인터뷰 제목으로 해야겠어요! 오늘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뵈어요, 하하ㅋㅋ

윤임 : 아닙니다. 사진은 미안해요. 대신 끝까지 응원할게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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