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9. 08. 수 20:00
롯데 에비뉴엘 1관
열혈남아




안녕하세요, 여러분^_^
제4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네요 !
오늘은 주성철 기자님과 함께 영화 <열혈남아> 씨네토크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 현장을 바로 소개해 드릴께요 ^_^


아, 그런데 주성철 기자님이 누구시냐구요?
예~! 주성철 기자님의 건방진 프로필 바로 나갑니다 !  (팍팍)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주성철 기자님 이름은 꼭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보셨을텐데요.
특히 홍콩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주성철 기자님은 현재 한국 최고의 영화전문지 씨네21 영화기자로 다병면의 영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며, 특히 홍콩 영화, 무술 영화에 대한 조예가 깊으싶니다 ! 성룡, 유덕화, 양조위, 견자단, 오우삼, 유위강 등 수많은 홍콩 배우와감독을 인터뷰했던 탄탄한 경력으로 홍콩 영화의 뒷얘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시곤 하는데요, 그 뿐만이 아니라 홍콩 영화에 등장했던 숨어 있는 촬영지도 많이 알고 계시고 틈만 나면 혼자 홍콩 여행을 하시며 직접 수소문해 많은 홍콩 영화 촬영지들을 가보신다고 하네요 !
정말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수 없는데요, 홍콩영화계의 진정한 달인 주성철 기자님은 그야말로 욕심쟁이 우후훗 !!!!


 

영화 <열혈남아> 포스터



오늘 씨네토크 시간을 가졌던 영화 <열혈남아>는 왕가위 감독의 전설적인 데뷔작인데요, 배우 유덕화와 장만옥의 연기가 특히나 돋보이는 영화죠?^_^ 10여년이 훌쩍 지난 영화지만 여전히 영화를 좋아해주시고 찾아주신 관객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
<열혈남아> 하면 많은 분들이 떠올리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영화 OST가 아닐까 합니다. <열혈남아>는 홍콩판(광동어 버전)과 대만판(만다린어 버전)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이 두 가지 버전은 엔딩과 OST가 각각 다르게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수출판으로 제작된 대만판이 개봉되었구요~^^
임억련의 <Take My Breath Away> 가 삽입된 것이 본래의 홍콩판이며, 왕걸과 엽환의 <당신은 내 가슴속의 영원한 고통> 노래가 삽입된 영화는 대만판입니다. 당시 왕걸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고 하는데요 ! 아마 극장에서 수출판으로 <열혈남아>를 보신 분들은 홍콩판 OST에 적지않게 실망하신다고들 하네요. 주성철 기자님 역시 임억련의 OST는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열혈남아> 의 창파와 소화



가히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열혈남아>는 개봉 당시 흥행에 참패했지만 지금은 신격화되고 있는 작품인데요,  시나리오 작가였던 왕가위 감독님이 작품을 만든다고 하셨을 땐 누구도 특별하게 주목하지 않았다고 해요 . 곳곳에 저예산 흔적들도 많이 보이는데요, 비오는 장면에서는 소화 역을 맡은 유덕화 님에게만 비가 내리고 소화의 상처부위가 자꾸 달라지고 또 버스 안에서도 승객들이 있다가 없어지고 하는 등의 모습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_^; 하지만 이런 저예산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공중전화 키스 장면, 유덕화와 장만옥이 편한 차림으로 길거리를 걷는 장면, 장만옥이 컵을 사다 놓는 것, 유덕화가 장만옥을 만나러 갔다가 이리저리 배회하는 장면 등 주옥같은 장면들이 많이 있죠~!
류승완 영화감독님께서도 유덕화와 장만옥이 편한 차림으로 길거리를 걸어가는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아주셨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에서 반바지 차림의 유덕화 각선미에 반하셨다고 해요. +_+


앞서 말씀드릴바와 같이 왕가위 감독님은 시나리오 작가셨는데요, 영화 <최후승리>로 유명하신 담가명 감독님께서 키워내신 분이래요. 주성철 기자님께서 담가명 감독님을 인터뷰 하실 때 당시 왕가위 감독님은 어떠셨는지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담가명 감독님께서는 왕가위 감독님을 시나리오 작가 중 키가 제일 크고 뿔테 안경과 선글라스를 자주 꼈으며  말 안듣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하셨다고 해요. 일을 시작할 때 꼭 담배를 피우러 간다던가 해서 여러 사람들이 '쟤는 안 될 사람이다, 짜르자."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하니 왕가위 감독님이 어떠셨는지 대충 아시겠죠?
시나리고 작가로 명성을 날리셨던 왕가위 감독님. 코미디, 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시나리오 의뢰가 들어오는데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셨다는데요, 영화 <열혈남아>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와 짐 자무시 감독의 <천국보다 낯선>을 적절히 잘 버무린 영화라고 생각된다고 합니다.


 

영화 속 유명한 공중전화 장면



주성철 기자님의 씨네토크에서 빠질 수 없는 것 !! 바로 영화 촬영지 소개인데요.
<열혈남아>에서도 아름다운 장소가 눈에 띄었죠? ^*^  장만옥이 살고 있는 란타우 섬은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이라고합니다. 란타우 섬의 가장 큰 마을인 무이오에는 아직도 장만옥과 유덕화의 키스신 장면으로 유명한 공중전화가 그대로 있다고 해요. 또 배우 주성치의 작품 <도성타왕>에서도 란타우 섬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면 여러분, 여기서 잠깐 계산 한번 해볼까요? (굉장히 뜬금없음 -.-)
"갑자기 무슨 계산이냐~" 하시겠지만 영화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 위함이랍니다.(하하^_^;)
무이오로 가기 위해서는 홍콩 섬 센트럴에서 배를 타야하는데요, 그 배는 1시간 간격으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유덕화가 장만옥을 만나기 위해 란타우 섬으로 가지만 아쉽게 짧은 인사만 하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갑니다. 그 때 장만옥이 남긴 삐삐 메시지를 듣고 유덕화는 란타우 섬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요, 그러면 배가 왕복하는 시간이 2시간, 란타우 섬으로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는 시간 1시간. 유덕화와 장만옥은 서로가 다시 만나기 위해 적어도 3시간은 걸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미 불타버린 두 사람에게 3시간은 얼마나 길고 애타는 시간이었을까요? 그래서 어쩜 두 사람이 만나자 마자 공중전화에서 격한(?) 키스를 나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훗^^*)



주성철 기자님께서는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영화를 보았을 때 가장 짠- 했던 곳은 배우 장학우 님이 연기하신 '창파' 의 고향 마을이었다고해요. 소화와 창파는 고향 선 후배 사이로 소화는 항상 창파가 저지른 일이라면 앞뒤가리지 않고 도와주곤 하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장학우의 고향은 '티우갱랭'이라는 곳인데 홍콩 지하철 노선도 거의 오른쪽 끝을 살펴보면 보실 수 있을 꺼예요. 장학우가 죽기 직전 청부살인 업무를 맡고는 에어컨을 사가지고 고향에 갔는데,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엄마는 장학우가 집에 오는 것을 꺼려하고, 그는 에어컨을 바닷가 낭떠러지로 냅다 던져 버립니다. 바로 그 촬영지인데요!
사실 티우갱랭은 중국 내전 당시 대만으로 건너가지 못했던 국민당 병사들이 일군 마을이라고 합니다. 원래 그들은 홍콩의 이곳저곳에 있었으나 충돌의 요소가 다분했기 때문에 병사를 포함한 국민당 관계자 수만 명을 티우갱랭에 난민수용소를 만들어 거주시켰던 것인데요. 그런데 중요한 건 1950년대에 대부분의 티우갱랭 사람들이 대만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열혈남아>의 장학우 등은 딱히 국민당과 관계없는 사람들일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깡패들이 장학우에게 "고향으로 돌아가서 농사나 지어라."는 대사를 많이 하는데요, 아마도 홍콩과 화합할 수 없는 '구룡 동쪽 티우갱랭'의 캐릭터로써 설정해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구룡 서쪽 란타우 섬에서 온 장만옥 역시 왕가위 감독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설정한 캐릭터가 아닐까요?
쉽게 말해서, 티오갱랭에서 구룡반도로 온 두 남자와 란타우 섬에서 구룡반도로 온 한 여자, 홍콩에서 결코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 엮인 이야기로 <열혈남아>를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



이렇게 <열혈남아>의 왕가위감독님에 대한 소개와 영화의 뒷 이야기, 영화 촬영지 등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주성철 기자님께서 아~주 맛깔스럽고 재밌게 이야기 해주셨는데요^_^
이것만으로는 2% 부족하시죠? (하하) 그래서 씨네토크가 끝난 후 관객분들과 주성철 기자님의 질문과 답변시간이 이어졌는데요. 기자님께서 만드신 작품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답변해 주셨습니다.+_+
그럼 어떤 질문과 답변이 오갔는지 살펴볼까요?


Q: <열혈남아>가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다고 하셨는데, 엔딩씬과 같이 차이가 나는 장면들은 누가 편집하였고 OST 역시 누가 담당했는지 궁금합니다.
A: 네,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열혈남아>는 홍콩판과 수출판으로 제작되었는데요, 홍콩판 엔딩은 유덕화가 장학우의 죽음을 목격하고 분노해 배신자와 경찰들을 총으로 쏘고 결국 자신도 경찰의 총에 맞아 죽어가며 끝이 납니다. 그러나 수출판 엔딩은 유덕화가 식물인간이 되고 죽지 않는데요, 대부분 왕가위 감독님 작품의 편집은 담가명 감독님이 하셨다고 합니다. 담가명 감독님은 편집을 잘하기로 유명하셨다고해요.

Q: 홍콩에 가셨을 때 인상 깊었던 장소 많았을 것 같은데 꼭 추천할 만한 장소 한 곳만 소개해 주세요.
A: 홍콩영화에 나왔던 대부분의 촬영장소가 다 좋기 때문에 모두 다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이번에 출간하는 책과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의 장소가 많이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새로운 곳을 발견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곧 주성철 기자님께서 여행하신 영화촬영지들이 책으로 출간된다고 해요 +_+ !)
추천 해드리고 싶은 장소는 엽위신 감독의 <도화선>이라는 작품 속 촬영지인 '남생원'이라는 곳인데요, 중국 국경지대와 가깝고 이색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곳입니다. 더욱 자세한 건 책에서..(웃음 ^^)


Q: 우리나라 영화 <열혈남아>가 왕가위 감독님의 <열혈남아>를 리메이크하려고 했지만 판권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알고싶습니다.
A: 저도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그런 걸로 알고있구요, <열혈남아>를 제작하신 이정범 감독님께서 홍콩영화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영웅본색>을 좋아하시는데요, 영화 <열혈남아>나 최근 흥행하고 있는 <아저씨>에서 중간 중간 <영웅본색>과 <열혈남아>등 홍콩영화의 요소들이 들어있는 것을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주성철 기자님께서 영화 전문 주간지 '필름2.0'에 계실 때 '내가 사랑하는 영화 명장면'이라는 주제로 한국 감독님들을 인터뷰 하신 적이 있으시다고 해요. 그 때 가장 많이 나온 영화가 바로 <열혈남아>라고 하는데요, 세월이 지날 수록 그 가치를 더욱 발하는 영화. 세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는 영화가 바로 <열혈남아>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열혈남아>는  두고두고 계속 보고싶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오늘 주성철 기자님과 함께한 씨네토크 정말 유익하고 재밌으셨죠?^_^ 어진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아쉽기만 했습니다.T_T
혹시 아직 <열혈남아> 못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강추하구요 ! 이제 몇 일 남지않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도 끝까지 많이 사랑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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