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저의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모든 일을 끝맺을 때는 항상 이런 식이지요.
허탈함과 아쉬움을 한 아름 안고서 이 포스트를 써내려가겠습니다.
(하필 건어물뇨자는 또 지금 슬픈 음악이 나오고 있어요. T-T 꽃별의 비익련리가.....!)

마지막 포스팅은 스케치 블로거 3총사의 짧지만 애정을 듬뿍 담은 후기랍니다.
후기보다는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와 잠시 안녕-하는 마지막 소감과 추억이겠지요.
질문은 3가지였어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럼 끝이 없겠죠? :^)
① 영화제를 마친 소감 ② 2011 CHIFFS 희망 뉴스 ③ 2010 나만의 섹션

프레스센터 접수한 그녀, 라온제나
① 영화제를 마친 소감
사무국 스태프 / 현장의 치퍼스 / 게릴라 리포터 / 사랑해 사랑해 / 하하하 사랑해!

② 2011 CHIFFS 희망 뉴스
換骨奪胎 : 환골탈태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낸다는 뜻으로 몸과 얼굴이 몰라볼 만큼 좋게 변한 것을 비유하는 말.)

③ 2010 나만의 섹션
씨네 아시아 인 러브 - 천장지구 / 열혈남아 / 내 이름은 칸

 영화 보는 쾌락은 <반복되는 이미지가 질서를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가 (의도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면서 지향하는 그 질서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봤더니, 저는 수학을 대단히 못했는데, 1+1=2를 배울 때와 0!=1을 배울 때의 긴장이 사뭇 달랐습니다.

 한눈에 봐서 알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추적과 역추적의 과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는 앎이 있더랬습니다. 사상가들은 이 과정을 자신만이 도달한 노하우(개념어)로 설명을 하고 수학에선 증명이라 하고 법학에선 입증이라 하고 또 어딘가에선... 그리고 저 같은 얼간이는 영화를 봅니다. 너무나 개별적인 사례들을 끌어오느라 민망하기까지 하군요! 

 보이는 것을 보고는 있지만 두루뭉술하고 인과관계가 퍼뜩 잡히지 않아서 몸과 머리가 같이 피곤합니다. 현실이라는 사회와 영화라는 사물의 병치를 보고 있는 나는 다시 어떤 사람인가. 나름대로의 논리를 밀고 나가야겠기에 영화 이야길 하면 반복되는 이미지 명제를 내던지지만 홍콩과 인도의 영화는 다시 예외적입니다.

 홍콩이라는 지역이 지닌 성격과 인도 영화의 영롱하리만치 반짝이는 음악이 이야기의 주인공과는 또 다른 주요 인물이 되어 다가옵니다. 쾌락의 원칙을 벗어나는 쾌락. 예외적인 일입니다. 충무로영화제의 섹션, 씨네 아시아 인 러브. 오호라, 이제 보니 '사랑'이 있군요! <사람, 사물, 사건, 사회 + 사랑> 아이고 사랑 돋네♡


엣지있는 그녀, 림쇼

① 영화제를 마친 소감
-안녕하세요, 림쇼입니다. 마지막 상영이 끝나고 텅 빈 공간의 문을 닫으려는 지금. 문득 뒤돌아 ‘처음과 끝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자신감에 차 첫 이야기를 들려드리던 때가 지난 이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 처음 만나는 충무로 국제영화제는 ‘어색한 소개팅 남’ 같았습니다.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며 상대에 대해 알아야 했고, 더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약속을 잡고 마주 해야 했으니까요. 그 몰래 주변을 맴돌며 관찰해야 했던 때도 있었지요. 

 그렇지만 자꾸 보면 볼수록, 그 무엇이건 간에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다고 했던 그 누군가의 명언대로 충무로 국제 영화제 또한 습관처럼 다시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존재로 그 짧은 기간 새에 제게 각인된 듯 합니다. 영화제가 그러할진대 하물며 영화제를 통해 만난 사람, 사람, 사람들도 어찌 그 해당사항이 아닐 수 있을까요. 갑작스레 가슴 때려오는 여러 굴곡에도 꿋꿋이 버텨준, 말로 다 할 수 없는 소중한 분들에게도 뒤늦게나마 제 애정을 담뿍 드립니다.(자주 표현하지 않아 꽤 희귀한 애정표현 이랍니다.) 이름 다 열거하지 않아도 알죠?ㅎㅎ

 이제, 문을 닫습니다. 10일간의 여정이 끝난 거지요. 아쉽습니다. 그러나 끝나던 그 날이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제 ‘제5회’ 충무로 국제 영화제를 기다려 봅니다. 들려드리기보다. 그 이야기를 보기 위한 눈을 가지고서.

② 2011 CHIFFS 희망 뉴스
<Again. 더욱 단단해진 CHIFFS를 찾다.>

내년의 청사진 속에 충무로 영화제와 저는 꽤 성장한 모습일 거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시간이 흘렀을 테니, 당연한 말 아니냐구요? 그렇지만 5회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가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그 의미를 지나치기엔, 5는 다른 횟수와는 남다른 뜻을 품고 있기도 하거든요.

사실, 5라는 숫자는 원래부터 옛사람들에게 완벽한 숫자로 인식되었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숫자 4는 5가 되기 전- 즉, 미완의 단계를 통칭하거나 완성 되기 전의 중요한 한 조각이 빠진 숫자를 의미하지요. 굴곡이 많았던 이번 영화제는 비록 작년에 비해 힘은 미약했지만, 그 알맹이는 알찼다는 평을 듣고 있답니다. 그러니 그 알맹이가 가지고 있는 핵. 그 힘을 완성하는 또 다른 시작점이 5회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보다 더 단단해져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5회 충무로 국제영화제를, 저는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습니다.

③ 2010 나만의 섹션
버스비 버클리 섹션의 <골드 디거>, <밀리언 달러 머메이드>, <휴양지 대소동>

뭔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골고루 즐길 수 있는 것, 그러니까 ‘패키지’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영화이기 이전에 ‘종합예술 공연’ 같은 느낌의 버스비 버클리 특별전이 맘에 들었습니다.

제 포스팅이었던 제4탄, 창조의 길에서도 잠시 말씀드린 바 있듯이 새로운 창조라는 것은 때론 누구의 의견에도 따르지 않는 독단적인 고집과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다는 것 알고 계실 겁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버스비 버클리 또한 이에 해당되는 인물이로군요. 영화에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한 것은 당시로서는 센세이션이었고, 또 지금도 영화를 역동적으로 만들어주는 많은 장치들 중 하나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는 것이 바로 이 뮤지컬적 요소인 것은 무시 못할 사실이지요. 

 지극히 일반적인-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해피앤딩을 맞는 구성. 그리고 굳세고 아름다운 여성들과 잔꾀가 많고 능글맞지만 진솔한 남성들이 만들어 나가는 영화 속 이야기는 ‘버스비 버클리’표 구성입니다. 요즘에 다시 마주하기엔 전체적으로 ‘오그라드는’ 느낌을 줄런지도 모르지만, 당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의상들과 쇼, 시종일관 화려한 분위기는 결코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버스비 버클리 하면 당장 떠오르는 <골드디거>와 그의 첫 장르결합 시도작인 <밀리언 달러 머메이드>가 더욱 그러했지요.

그렇다고 하여 버스비 버클리의 작품들을 빗대어 ‘구관이 명관’이라는 식상한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보면서도 도리어 새롭게만 느껴지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그 ‘구관’이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의 특별전은 제게 색다르게 다가왔었습니다.


게을러 터진 그녀, 건어물뇨자
① 영화제를 마친 소감
영화제가 끝이 났습니다. 논어에 이르기를 知之者 不如好之者好之者 不如樂之者라고 하지요? 이번 영화제는 딱 이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200% 즐기지는 못한 것 같거든요. 정기적이로 포스팅도 하지 않았으면서 괜한 스트레스에 '즐김'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도 아쉬워요.
 
게다가 많은 분들이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를 즐기러 오지 않으신 것 같아 더없이 슬픕니다. 모든 일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맞는 거겠지요. 아쉬움이 없다면 그것은 자만일 거구요. 2010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는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항구에 다다른 배와 같았습니다. 이 배는 2011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라는 다른 항구를 위해 다시 출항합니다. 이 배가 항구에 도착하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아쉽지만 이제 여러분들에게 안녕을 고하렵니다. :^)

사무국장님 이하 모든 스태프님들! 영화제를 위해 살신성인했던 치퍼스님들! 그리고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들! 마지막으로 터무니없는 저 건어물뇨자의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안녕 -

② 2011 CHIFFS 희망 뉴스
<2011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 좌석 점유율 97%>

이런 뉴스를 기대해봅니다. 많은 관객이 찾지 않아 아쉽다는 저의 말에 어떤 분께서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오히려 진짜 영화 마니아들이 영화제를 찾고 있다는 증거다. 어려웠지만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된 것이니 아쉬워하지 마라. 물론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면 좋겠지만 어떤 땐 그들이 영화제의 분위기를 망치기도 하잖나. 올 해 오히려 그건 마음에 들었다."라구요.

그래도 건어물뇨자는 내년 서울 충무로 국제 영화제가 북적북적, 시끌시끌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름지기 축제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 하는 것이니까요 :^)

③ 2010 나만의 섹션
저는 조금 특별하게 아예 새로운 섹션을 만들어봤어요.(사실 제 질문 의도는 이거였는데 말이죠, 라온제나, 림쇼 미워! 흥!) 충무로는 1960년대 이후 한국 영화를 상징하는 명칭으로 쓰이는 용어로 충무로라고 하면 이는 곧 한국 영화와 같은 의미로 통용됩니다. ‘충무로’라는 지명의 이름은 명장 충무공 이순신의 시호를 붙인 것이라는 것쯤은 다 알고 계시겠죠?

그래서 저 건어물뇨자는 이런 섹션을 구성해보았습니다!

건어물뇨자의 2011 CHIFFS 섹션  : 충무로 충무공을 기억하다.
1977년 장일호 감독 "난중일기"
1971년 이규웅 감독 "성웅 이순신"
1962년 유현목 감독 "성웅 이순신"

이제는 우리게 헤어져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지만,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주겠지, 우리 그 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
안녕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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